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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연상호 감독 "박정민 수상에 겸손하라고⋯지창욱 대성할 배우"


(인터뷰)연상호 감독, 영화 '군체'로 좀비 마스터 진가 입증⋯500만 뚫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역시는 역시다. '좀비의 아버지'답게 좀 더 진화한 좀비 세계관을 완성한 연상호 감독이 '군체' 흥행도 이끌며 저력을 과시했다. 좀비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연상호 감독은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될 열일을 예고했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전지현과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해 열연했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반도'에 이어 '군체'까지 좀비물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는 장르의 탄생 이래 '살아있는 시체’'로 인식 돼 온 좀비의 정체성에 과감한 변화를 주며, 서로 교류하며 방향 모를 진화를 거듭하는 새로운 종(種)을 탄생시켰다. 감염자들이 단체로 움직이며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행동과 공격 패턴으로 극강의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부산행'이 액션이라면, '군체'는 좀비에 좀 더 집중했다고 밝힌 연상호 감독은 '군체'의 출발점이 '지옥' 시리즈라고 전하며 현재 사회에 팽배한 공포와 부조리함을 꿰뚫어 봤다. 폭발하는 장르적 쾌감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군체'는 관객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며 6월 17일까지 누적 관객수 530만 명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선 '부산행'을 제치고 한국 영화 1위에 오르는 등 해외 성적 역시 좋다. 다음은 연상호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좀비물을 계속할 생각이 있다고 했는데, 좀비물이라도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인 건가?

"'부산행'과 '군체'는 되게 다르다고 봤다. '부산행'이 10주년이라 외신 인터뷰를 했는데, 10년 만이라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부산행'은 아버지가 딸을 지키려고 하는 가족애가 있다. 그것 때문에 공포가 발생한다. '군체'는 그런 형태는 아니다. 오히려 '지옥'의 액션판이라고 봤다. '지옥'이라는 작품을 응축해서 액션 영화로 만든다면 이런 형태가 되겠다고 생각한 거다. 같은 형식도 아니고 비슷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 전지현 배우가 액션을 잘하지만, 이번엔 그걸 좀 아껴야 했다. 그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지는 않았나?

"너무 말이 안 되게 들어가면 관객들이 좋아하지 않아서 일부러 조절했다. 마지막에 구교환과 실랑이를 할 때 나가떨어진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선 실제로 구교환 배우와 전지현 배우가 싸우면 전지현 배우가 모든 피지컬에서 이길 것 같다. 이번에 하면서 전지현 배우와 본격적인 액션물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 같은 건 많이 느꼈다. 카액션 같은 경우도 오른쪽에 실제 운전하는 스턴트맨이 있고, 실제로 타서 촬영했다. 그런 것도 너무 멋있게 해줬다. 액션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전지현이 영화 '군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지창욱이 영화 '군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여러 차례 작업을 같이한 김신록, 구교환 배우에겐 무엇을 해도 그냥 알아서 하게 놔두는, 팔자 좋은 배우라고 했는데 이번에 처음 함께 한 전지현, 지창욱 배우는 어떤 배우였나?

"전지현 배우 의견을 무조건 따른다. 팔자 좋은 배우의 의견은 무조건 따르는 편이다. 지창욱 배우는 이번에 칸에 가서 너무 놀랐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인기 스타다. 프랑스에서 모든 분이 지창욱을 연호했다. 동남아시아 가면 장난이 아니다. 배우가 성실한데 몸을 사리지도 않는다. 감정 연기도 진짜로 한다. 사소한 감정도 너무 진짜로 해서 옆에서 보는 사람이 미안할 정도다. 이게 지창욱 배우의 큰 강점이고 대성할 배우다. 물론 이미 대성한 것 같긴 하다. 액션을 잘하는 건 알았지만, 감정 연기에 더 놀랐다."

- 여성 캐릭터를 잘 살리는 감독님이기도 한데, 본인만의 방식이 있나?

"특별한 방법은 없는데, 감각을 기르려고 한다. 제 딸이 12살인데 소비하는 콘텐츠가 있다.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있다. 요즘 초등학교 5학년쯤 되면 '체인소맨'을 본다. 제 세대의 애니와는 확실히 다르다. 예전엔 엄청나게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쟁취하면서 감동을 주는 캐릭터였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열광한다. 아이들이 반응하는 걸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저도 기성세대로 접어들다 보니 앞으로 일을 하기 위해 감각을 키우고 싶어서 큰 애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 노력도 많이 한다."

- 권세정(전지현 분)이라는 인물은 사건을 일으킨 원인이기도 하지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구심점이기도 하다.

"외톨이에 대한 찬가 같다. 외톨이도 괜찮다, 이런 느낌을 주려고 했다. 예전에 제가 했던 작품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좀반게리온'이라는 평이 많더라. 민폐 캐릭터의 원조는 건담이고, 명맥을 이은 것이 '에반게리온'의 신지다. 민폐에 외톨이, 사회 부적응자인데 그들의 영웅담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근간이라고 저는 보고 있다. '부산행'은 좀비 영화이긴 해도 재난 영화의 문법을 따라가는 것이 있는데, 이번에도 상업 영화지만 오타쿠적인 캐릭터가 있고, 몇몇 캐릭터를 설명하는 방식도 오타쿠적인 지점이 있다. 50대로 접어들기 전 덕력을 쏟아낸 작품이다."

- 집단지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데, 보편성이라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되게 어리석어 보인다.

"생물적인 특성이 있는데 그게 다인 것 같다. 장르 영화를 일종의 우화라고 본다면 저는 우화의 기능과 미덕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AI가 뛰어나도 몇천 년 후의 일을 계산하지는 못한다. 근데 이솝은 예측을 잘하고, 몇천 년 후 인간의 어떤 형태를 설명할 때 여전히 우화를 사용한다. 우화의 아주 큰 미덕이자 힘이다. '군체'에서 앤트밀 다운 되는 장면 하나만 가지고도 사회를 설명할 때 인용될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구교환이 영화 '군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배우 김신록과 지창욱이 영화 '군체'에서 호흡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지창욱 배우가 연기한 현석이 액션을 도맡아 한다. 현석의 결말이 안타깝기도 했는데, 혹시 다음 작품에서 볼 기회가 있을까?

"지창욱 배우가 또 작업을 해주면 너무 좋겠다. 현희(김신록 분)와 현석의 서사는 애초 처음부터 분명하게 정해진 것이 있다. 현희가 캠핑을 가고 싶어하는 마음은 인간 문명의 끝단이라고 생각한다. 야만을 안전한 상태에서 즐기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 캠핑이다. 어떻게 보면 문명화된 사회에서 꿀 수 있는 꿈이다. 그런데 순식간에 야만으로 바뀌고, 타인에 의해 결핍이 채워지는 순간 완전했던 관계가 깨어진다. 그것이 둘의 서사에서 완전한 엔딩이라고 생각했다. 쟤를 어떻게 죽일까 했을 때, 서영철(구교환 분)의 악독함이 보여지는 거다."

- 서영철이 초반 주사를 맞고 나서 좀비와 연결이 되는데, 그 이후에 좀비에게 일부러 물린다. 두 상태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전에는 좀비들의 것을 공유받을 수 있는 상태고, 물린 다음에는 지시도 할 수 있게 된다. 이건 지창욱 배우의 말을 통해 설명하긴 했다. "그러니까 본다는 거다", 물리고 나서는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한다."

- 그럼 주사 놓은 것이 백신이 아닌 건가?

"서영철이 백신인 거다. 인간이란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인간 사회를 무너뜨릴 백신이다. 해석하기 나름이다. 자기가 죽으면 끝나니까, 인간 사회를 바로잡는 백신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 그런데 서영철은 그 안에서 어떻게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그 얘기는 저희도 많이 봤는데, 지루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 마지막으로, 백상예술대상에서 박정민 배우가 '얼굴'로 최우수연기상을 받을 때 왜 카메라를 보며 엑스 포즈를 한 건가?

"저희는 진짜로 박 배우가 받을 줄 몰랐다. 겸손하라는 의미인 거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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