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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그래미 보이콧에 박수를⋯글로벌 음악시장에 의미있는 '파동'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길 바란다."

방탄소년단(RM, 진, 제이홉, 뷔, 슈가, 지민, 정국)이 내년 2월 개최되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를 '보이콧' 하면서 전세계 음악시장에 파동이 일어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지난 29일 SNS를 통해 "올해 그래미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차별 없는 평가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내포됐다.

그래미 측도 즉각 반응했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올해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어워드 출품(참여)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지만, 음악 창작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래미 어워즈는 아시아 음악 성과를 다루는 '아시안 팝(Asian Pop)' 부문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음악계에서는 외연 확장이라는 명목 아래 아시아 음악을 메인 카테고리에서 정당하게 배제하려는 구시대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아시아 음악의 성장을 인정하는 척 주류 무대 진입을 가로막는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아시아에서 배출되는 팝 예술성의 깊이, 다양성, 그리고 놀라운 성장을 기리기 위해 신설됐다. 이 새로운 부문의 취지는 이러한 중요한 아티스트들에게 집중적인 조명을 비추기 위한 것"이라고 상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아시안 팝이나 재즈, 컨트리와 같은 장르 부문에 음악을 출품하더라도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를 포함한 본상(General Field) 부문에 출품하고 심사받는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본상 부문은 장르와 상관없이 자격을 갖춘 모든 음원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빌보드를 포함한 외신은 "북미·유럽 아티스트는 오직 장르와 음악성만으로 평가받는데, 왜 아시아 아티스트만 지역과 언어를 기준으로 별도 분류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모순을 지적했다. 지난 3월 발표한 정규 5집 앨범 'ARIRANG'과 타이틀곡 'SWIM'으로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며 주요 부문 노미네이트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이를 스스로 포기한 BTS의 결단력도 조명됐다.

그래미는 '전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인 동시에 '시대 착오적인 시상식'이라고 극단의 평가를 받는 음악시상식이다. 방탄소년단의 보이콧 선언은 글로벌 음악시장에 의미있는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레코딩 아카데미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명목으로 아시안 팝 부문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시아 아티스트들을 주요 부문에서 격리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출품 거부는 단순한 시상식 불참이 아니라 음악을 지역이나 언어의 테두리에 가두지 말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 정면 돌파라고 평가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글로벌 음원 시장에서 이미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시장을 그래미가 마치 새롭게 발견된 분야처럼 다루는 시각의 모순을 지적했다. 가디언은 아시아 아티스트들이 별도 카테고리로 묶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방탄소년단의 불참 선언은 "절제되어 있지만 매우 강렬한 일침"이라고 보도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며 주요 부문 노미네이트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후배 아티스트들이 아시안 팝이라는 한계선에 갇히는 구조를 막기 위해 기득권을 포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New York New Jersey Stadium)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에 선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과거 그래미의 폐쇄성을 비판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던 더 위켄드, 드레이크 등의 사례도 조명되면서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와 음악팬들은 SNS를 중심으로 그래미 계정 차단 캠페인을 펼치며 방탄소년단의 신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역시 방탄소년단의 보이콧에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방탄소년단은 권위적인 시상식에 맞서 '수상보다 어떤 가치로 평가받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더 나아가 서구 중심주의가 깊게 자리 잡은 글로벌 음악 산업계에 의미 있는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음악 그 자체로 사랑받길 원한다"는 방탄소년단의 묵직한 '독립선언'은 '고집 센' 그래미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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