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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차인표, 33년 만 연극 도전 "더 일찍 했더라면, 후배들 위한 새 꿈 생겼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서 키팅 역 맡아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84세 어머니가 처음으로 공연을 봤어요.'인표야 네가 대표작을 바꾼 것 같다고 했어요. 어머니의 평가로 제가 꿈꿨던 것을 이룬 것 같아요."

배우 차인표가 3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용기를 낸 도전은 차인표에 새로운 꿈을 안겼다. '카르페디엠'을 외치며 참교육을 했던 키팅 선생님처럼, 차인표는 연기 뿐만이 아닌 후배 배우들을 위해 기회를 창출하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배우 차인표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NOL씨어터 대학로에서 진행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배우 차인표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NOL씨어터 대학로에서 진행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배우 차인표가 11일 오후 서울 대학로 NOL씨어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극 도전 소회와'죽은 시인의 사회' 관련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1993년 배우로 데뷔한 차인표는 33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섰다. 그간 매체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그의 새로운 도전이다.

차인표는 "한참 활동하던 때는 연극 대본을 많이 받았다.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연습 기간이 길고, 그것에 비해 대우는 적었다. 대중 연예인으로 출발을 했고 살았기 때문에, '연극은 해야 하지 않나'라는 마음은 있었지만, 틀에 박힌 삶을살다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그렇게 쭉 오랫동안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영역에서 활동을 하며서 '삶이란 것이 한가지에 안주하지 않아도 되구나 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도전할 때 두렵고 부끄러워질 수 있지만, 새로운 것을 했을 때 얻는 기쁨이 더 크다. 소설가로서 그걸 느꼈다. 하나의 틀에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용기를 얻었다"고 연극 도전 이유를 밝혔다.

차인표는 특히 '죽은 시인의 사회'였기 때문에 연극 도전을 하게 된 이유도 컸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개막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동명 영화를 옮긴 작품이다. 1959년 미국, 엄격한 규율과 전통을 중시하는 명문 기숙학교 웰튼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존 키팅이 입시와 성공만을 강요받던 학생들에게 'Carpe Diem(현재를 즐겨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벌어지는 변화를 다룬다.

차인표는 "영화를 이십대 초반에 봤다. 삶에 대해 질문을 하는 과정을 겪었다. 21살에 봐서 60에가까운 나이가 됐다. 이십대 초반 키팅 선생님이 저에게 던진 질문이 인생을 향해 던진 질문이었다. 삶을 살고 난 뒤에 이 역할을 하면 진정성 있게 연기하고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차인표는 학생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친구 같은 교사이사이자,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스승 키팅의 모습을 보여준다. 올해 59세인 차인표는 30대 초반 나이로 설정된 키팅을 언급하며, '삶의 깊이'를 더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차인표는 "키팅 선생님이 30대 초반의 나이라면, 자신이 믿는 삶을 끝까지 살지 않은 상태이고, 자신의 삶에 확신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으로 돌아가자' '다른 답안지가 있단다' '다른 도전을 해보라'고 하지만, 이렇게 살았을때의 경험적 확신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저는 늙은 키팅이다. 그 사람이 살지 않은 세월을 30년 살았다. 틀을 부수는 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으니, 다른 선택지를 찾아보라'는 말을 진심을 담아 연기할 수 있다"고 작품 속 인물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 했다.

키팅 역에는 차인표 외에도 오만석, 연정훈이 캐스팅돼 열연 중이다.

차인표는 두 배우에 대해 "오만석 배우는 베테랑 답게 디테일하게 감정을 잘 살려서 연기한다. 많이 배우고 있다. 연정훈은 본인 특유의 부드러움과 다정다감한 매력이 나온다. 평소에도 젠틀하고 말이 없다. 무대에서 키팅을 할 때도 다정다감하게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졌다. 두 배우도 좋은데 너무 달라서 순위를 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웃었다.

가장 뒤늦게 캐스팅 됐다는 차인표는 20대 배우들을 통해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도 이야기 했다.

차인표는 "연습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진행된다. 일정을 다 정리하는 것이 힘들어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와서 보니 젊은 친구들이 멀리서 훨씬 더 일찍 오더라. 그들을 보면서 물을 끼얹지 말아야겠다. 한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습에 빠지지 않고 왔다"며 "서로가 서로를 보며 자극이 됐다. 저를 연극배우로 데뷔시켜준 건 같이 출연하고 연습하고 지난한 시간을 보내고 같이 연기하는 젊은 배우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차인표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NOL씨어터 대학로에서 진행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배우 차인표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NOL씨어터 대학로에서 진행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죽은 시인의 사회'를 하면서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낀 동시에 '좋은 어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인표는 "운이 좋게, 내가 가진 것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평생 잘 살았다. 가정을 이루고 자녀도 성장했다. 연극 무대에 뒤늦게 참여하게 됐는데, 대학로에 와보니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늘을 불태우며 연극 무대에 도전하고 불태우더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다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연극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어떤 기회를 창출해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차인표는 2009년 '잘가요 언덕'을 통해 소설가로 데뷔한 이후 2022년 '인어 사냥'으로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차인표는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내 소설도 원작이 되는 기쁨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차인표는 "제가 쓴 소설 중에 '인어사냥'이라는 작품이 있다. 희곡 작업 중이다. '이것으로 작품을 만들고싶다'고 해서 허락을 했다. 저에게 맡는 배역은 없어서 출연 생각은 안하고 있다"고 웃었다.

"연극을 좀 더 일찍 했으면 좋았겠다"고 고백한그는 "대중 연예인들도 제 충고를 듣고 연극을 하면서 많이 성장하면 좋겠다. 드라마는 대사를 수백 번 수천 번 할 기회가 없다. 그렇게 하는 배우들과 연습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고려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걸음 더 나아가 제가 만들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9월 13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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