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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서도밴드 "韓 정서 담았으면 조선팝⋯절박함 속 창작욕구 솟았다"


데뷔 9년 만에 정규 1집 '원' 발매⋯춘향가에 담은 '순환'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조선팝'은 한국의 정서를 건드리는 것에 있어요. 혼란의 시기를 지나, 9년 만에 서도밴드만의 '조선팝'이 무엇인지 찾았어요."

서도밴드((sEODo BAND, 서도 김성현 연태희 김태주 정현빈)은 1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1집 '원'을 발매하고 컴백했다.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sEODo BAND)가 8월 14일 정규 1집 '원'을 발매하는 가운데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sEODo BAND)가 8월 14일 정규 1집 '원'을 발매하는 가운데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앨범 발매에 앞서 만난 멤버들은 "앨범 막바지 후반 작업으로 연일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했다. 멤버들의 얼굴에는피로감 대신 첫 정규를 세상에 내놓는 설렘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정규 1집 '원'은 서도밴드가 개척한 고유 장르인 '조선팝'의 음악 세계를 집대성한 결과물이자, 9년 간 걸어온 여정의 발자취 같은 앨범이다. 판소리 '춘향가'의 주요 대목을 현대적인 밴드 사운드로 엮어내며 영원한 사랑과 이별, 시련과 환희가 맞물려 돌아가는 삶의 순환을 그렸다.

9년 만에 첫 정규 결실…"소속사 나와 0부터 100까지 직접 완성"

2019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JTBC '풍류대장' 우승 등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서도밴드지만,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무려 9년의 시간이 걸렸다.

김성현은 "오래 걸렸지만, 너무 늦었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이라도 정규 1집을 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도 역시 "소속사가 있을 때는 오히려 창작에 제약이 있거나 시기가 맞지 않아 정규 앨범을 내지 못했다"며 "시간이 흐르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무르익으면서 마침내 정규 1집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신기하고 얼떨떨하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소속사를 떠나 홀로서기 한 멤버들이 직접 일궈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서도는 "곡 작업부터 녹음, 세션 및 전문가 섭외까지 0부터 100까지 발로 뛰며 작업했다"며 "궁지에 몰려야 '악' 소리가 난다고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창작 의욕이 샘솟았다.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의 손길 덕분에 고생 끝에 값진 앨범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왜 '춘향가'인가…"순환의 궤적 잇는 스토리텔링 주목"

서도밴드가 첫 정규의 테마로 선택한 것은 팀의 시작점이었던 판소리 '춘향가'다. 앨범명 '원' 역시 춘향가 서사를 관통하는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서도는 "'춘향가'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단순한 해피엔딩을 넘어 영원한 기쁨도, 영원한 슬픔도 없이 돌고 도는 인생의 '순환'을 보여준다"며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순환'이라는 궤적을 따라가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정현빈은 "춘향가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자 밀도 높은 서사를 지니고 있다"며 "각 트랙이 독특한 장르와 분위기로 흘러가지만, 앨범 전체가 하나의 완결된 극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앨범은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이 시작되는 노래인 '아리랑'을 시작으로 '사랑가', '이별가', '쑥대머리', 서도밴드만의 상상력을 더한 '언제까지', '내가 왔다', '나를 너를'로 이어진다.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sEODo BAND)가 8월 14일 정규 1집 '원'을 발매하는 가운데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sEODo BAND)가 8월 14일 정규 1집 '원'을 발매하는 가운데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타이틀곡 '언제까지'는 판소리에는 없는 신곡으로 한양으로 떠난 몽룡을 기다리며 서서히 원망으로 물들어가는 춘향의 심정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냈다. 서도는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현대인의 시선에서 춘향의 복합적인 내면을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더블 타이틀곡 '나를 너를'은 시간을 건너 마주한 너에게 건네를 위로를 노래한다.

특히 판소리의 사설인 '아니리'를 곡 사이에 삽입해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멤버들이 직접 각 트랙의 아니리 프로듀싱을 맡아 각자의 음악적 해석을 녹여냈다.

"조선팝? '한국인의 정서' 건드리는 음악

서도밴드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는 국악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도 서양식 밴드 포맷(보컬, 건반, 베이스, 드럼, 기타) 안에서 한국 고유의 흥과 멋을 완벽히 살려낸다는 점이다.

어릴 적 판소리를 전공하고 이후 서양음악을 공부한 서도의 보컬은 팀의 색깔을 지탱하는 큰 무기다. 서도는 "판소리는 마이크 없이 온몸을 써서 소리를 전달해야 하지만, 팝 음악은 편안하게 듣는 '이지 리스닝'이 중요하다"며 "이번 앨범에서는 힘을 빼는 데 집중했다. 내가 힘을 빼야 듣는 이들이 들어올 공간이 생긴다. 지금은 60% 정도 온 것 같다"고 웃었다.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sEODo BAND)가 8월 14일 정규 1집 '원'을 발매하는 가운데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sEODo BAND)가 8월 14일 정규 1집 '원'을 발매하는 가운데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서도밴드는 기존 밴드에게서 없던 음악 색깔로 '조선팝 창시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서도와 김성현은 "예전에는 조선팝을 음악적 형식으로 정의하려다 보니 스스로 갇히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조선팝은 한국인의 정서를 건드리는 음악'이라는 확신을 얻었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서도는 "인생의 반은 전통음악을 했고 나머지는 서양음악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그 안에서 뾰족뾰족하게 나오는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면서 "전통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생각나는 재미있는 전통적인 요소들이 있다. 우리가 음악을 하는 과정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최근 K팝의 글로벌화와 확장하고 있는 K밴드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이들은 서도밴드의 경쟁력에 대해 "조선팝보다는 서도밴드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자신했다.

정현빈은 "우리만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서도밴드의 음악이 K팝과 비교하면 비주류에 가깝지만 더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고유의 특색을 가진 밴드나 아티스트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울타리를 넓게 펼쳐서 같이 성장해 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서도밴드는 앨범 발매와 함께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콘서트는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서도밴드는 멘트 대신 춘향가 서사 전체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러닝타임을 예고했다.

김성현은 멤버들도 공연에 흠뻑 빠져서 연주를 한다면서 "관객분들이 숨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음악에 푹 빠져들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서도밴드는 대중음악계 밴드 열풍 속에서 자신들만의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서도밴드가 하나의 흥미로운 현상으로 기억 됐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게 좋고, 사람들의 취향이나 향유할 수 있는 메뉴판 중 하나였으면 좋겠어요. 이번 정규 1집을 통해 많은 분들이 깊은 위로와 해방감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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