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아이돌스타는 없었다.
데뷔 4년차, 어느덧 세븐은 무대를 마음대로 요리하는 스물 셋 남자, 그리고 '스타'였다.
"앙코르, 앙코르!"
2시간 남짓의 짧지 않은 시간, '스탠딩' 자세로 16번 세븐의 무대를 만나고도 일본 팬들의 함성은 그칠 줄 모른다.
테크니컬한 댄스와 함께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소화해 내는 세븐의 모습에 무대가 더해질 때마다 팬들의 갈채는 탄성으로 옮아갔다.

앙코르 무대를 통해 '엔트랜스'와 '열정', '크레이지' 등 세 곡의 덤을 얻어내고도 "조금 더"를 외쳤던 일본 팬들은 끝내 '포레버'를 통해 스무 번째 세븐을 만나고서야 아쉽게 자리를 떴다.
15일 일본 도쿄 국립요요기경기장 콘서트에서 만난 세븐은 '스타'라는 수식어 앞에 버티고 있던 '아이돌' 세 글자와 완벽한 결별을 선언했다.
'파워'가 먼저 눈에 들어오던 한국 무대를 떠올려보면 조금은 낯설었던 도쿄 콘서트의 세븐. 그러나 줄지어 열광하고, 질서 정연하게 함성을 내지르는 일본 팬들은 매 곡의 멜로디와 안무 마디마디의 모션이 드러나는 세븐의 톤 다운된 무대에 200% 만족하는 듯 했다.

이 날 저녁 6시부터 시작된 공연에서 세븐은 일본에서 발표한 정규1집 수록곡 '퍼즐'을 시작으로 싱글 1, 2, 3집과 국내 발매 음반에 담긴 총 20곡의 노래를 라이브로 완벽히 소화해 갈채를 받았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러닝타임 20여 분이 되던 순간부터 롱핀 조명 아래 세븐은 '땀'으로 반짝였다. 그러나 세븐은 마지막 곡까지 첫 곡 인양 떨림없이 불러내는 '라이브 댄스가수'였다.
15일 공연에서 세븐은 대본 없이 무대 사이사이 네이티브 수준의 일본어로 팬들과 교감했다. 누군가가 만들어 준 한류에 배를 띄운 '한국 가수 중 하나' 이상임을 다시 한 번 공표하는 순간이었다.
현지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담고 부르는 세븐의 일본어 노래는 팬들의 가슴에 그대로 스며드는 모양이었다.
"곤니곤니!(저녁인사 '곤니치와'의 준 말. 통신 용어 '방가방가'와 유사한 용어)"
"미나상, 가와이~(여러분! 정말 예뻐요~)"
세븐의 재치있는 한 마디 한 마디는 역시 공연의 맛을 감치게 만드는 훌륭한 소스였다.
한편, 일본 내 세븐 관련 사업을 도맡아 진행하는 넥스타 사와 세븐의 합작품인 이 날 공연에서는 관람석 사각지대의 팬들을 고려한 배려 또한 돋보였다.

세븐은 이날 공연에서 경기장 동서남북에 설치된 사방의 무대를 넘나들었다. 세븐의 손 짓 한 번, 눈길 한 번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팬들은 세븐의 세심한 무대 분할에 다시 한 번 열광했다.
'블랙 앤 화이트'를 코드로 이 날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의상을 교체한 세븐은, 작은 스쿠터에 높은음자리표와 세븐이라는 이름이 그려진 깃발을 달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돌아 팬들의 웃음폭탄을 터뜨렸다. 관객석에 세븐 티셔츠를 대포알 삼은 선물 대포를 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이날 도쿄에서 열린 세븐 콘서트에는 1만2천 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하라주쿠 지역 일대에서는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원가 7천엔에 웃돈을 주고 '암표'를 구하는 '비상사태'가 연출되기도 했다.
조이뉴스24 /도쿄 = 박연미기자 chang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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