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원작을 넘어서지도, 한국만의 장점을 담아내지도 못했다. 물론 한국 리메이크 역시 원작처럼 '좋은 어른'의 의미와 따뜻한 성장의 메시지가 담겼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과정이 밋밋하고, 오글거리는 판타지가 가득하다. 'K-직장인의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라는 홍보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저런 회사가 어딨어?'라는 의문과 함께 현실의 직장을 돌아보게 만드는 헛헛함까지, 큰 아쉬움이 남는 '인턴'이다.
'인턴'(감독 김도영)은 런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세대도 직급도 뛰어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영화다. 2015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만약에 우리'를 성공시킨 김도영 감독이 맡았으며, 최민식과 한소희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배우 한소희와 최민식이 영화 '인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ccc1ab2f3e01f7.jpg)

영화의 큰 줄기는 원작과 같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기호는 우연히 잡지에서 실버 인턴을 채용한다는 문구를 보게 된다. 기호가 이력서를 넣은 곳은 창업 3년 만에 100억 대 매출을 달성한 패션 업계의 다크호스 'WOO22'(우투투)다. 성공한 CEO로 주목받는 선우는 부대표 영환(김준한 분)이 뽑은 실버 인턴 기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른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성격과 기호의 얼굴이 너무 무섭다는 이유다. 기호는 경력 37년 사회생활 만렙의 베테랑이지만 낯선 디지털 업무 환경과 자유분방한 문화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무슨 일이라도 해보려고 하지만,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인간미 넘치는 그의 소통은 선우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인다. 모든 점에서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없는 시선과 경험을 나누며 쉼 없이 달리던 일상에 뜻밖의 온기를 더한다. 특히 기호는 실수도 많이 하는 선우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것 같다며 자책하는 선우의 마음을 울리는 조언을 건네며 묵직한 여운을 안긴다. 이를 통해 선우는 리더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한층 더 단단하게 성장하게 된다.
'인턴'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살아온 시간도, 일하는 방식도 전혀 다른 기호와 선우가 의지가 되는 진짜 동료가 되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 우리에게도 앞으로 나아갈 힘과 힐링을 선사한다. 하지만 훌륭한 원작을 한국식으로 리메이크하면서 그려낸 직장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직원들은 어딘지 모르게 멋을 잔뜩 부린 한 폭의 그림 같다.
![배우 한소희와 최민식이 영화 '인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526d5d33024840.jpg)
![배우 한소희와 최민식이 영화 '인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7331fac72e5611.jpg)
물론 실제 패션 회사 중 '우투투'의 형태를 지닌 곳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회사의 직장인이라면 공감하기 힘들 정도로 엉성하고 전문성은 전혀 부각되지 않아서. 이곳이 과연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회사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 베테랑이자 '좋은 어른'인 기호를 만나 변해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라고 해도 배경이 되는 회사의 뼈대가 탄탄함과는 거리가 머니 헛웃음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원작에도 있는 메시지 사건도 메일에서 휴대폰, 엄마에서 모델로 변화를 주긴 했지만, 굳이 똑같은 에피소드를 넣을 필요가 있었는지 되묻게 된다.
빌런의 평면적인 사용 역시 아쉽다. 패션 업계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 쓰임과 결말이 이미 많이 봐왔던 오피스물을 답습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결말 부분에서 부대표를 새롭게 임명하는 장면은 회사를 한 번도 다녀본 적 없는 사람들이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황당하다.
그나마 붙잡을 것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다. 관록의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은 기회 그 자체가 되어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무한 신뢰가 더해지는 그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극을 따라가게 된다. 중간 "뻐꾸기"라는 단어가 튀어나올 때는 최민식이 보이기도 하지만, 다정하고 따뜻한 눈빛과 표정, 말투와 "잠이 보약입니다"를 비롯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조언 등은 '나에게도 이런 '좋은 어른'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끌어낸다.

![배우 한소희와 최민식이 영화 '인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9d74cd2d67a40a.jpg)

한소희 역시 찰떡같이 캐릭터를 소화한다. 패션업계를 흔드는 CEO답게 화려한 비주얼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또 일을 할 때는 열정적이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실수 많고 허술하기만 한 선우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며 설득력을 입힌다. 특히 기호와 술을 마시며 나누는 눈물의 고백은 한소희이기에 더 깊게 와닿고, 그래서 더욱 뭉클해지는 지점이 있다. 두 사람 외에도 김준한과 류혜영, 김금순, 박예니, 김요한, 임성균, 윤상정 그리고 강태오, 한지은까지, 제 역할에 알맞는 연기로 빈틈없는 앙상블을 형성했다.
9월 16일 개봉. 러닝타임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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