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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메인코2' 우민호 감독 "시대극, 역사의 큰 줄기 건드리면 안 돼"


"문민정부 이야기로 시즌3 준비, 백기태 필요로 하는 시대"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역사의 큰 줄기 건드리면 안 됩니다. 상상력은 빈틈에 넣어야죠."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중앙정보부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백기태(현빈 분)는 막강한 군부 세력을 등에 업은 황대식(허정도 분)에게 무너졌다. 울려퍼진 총성과 함께 백기태의 생사에 물음표를 던진 결말에 시청자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결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던 우민호 감독은, 역사를 거스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시대극을 만들 때 지키는 우 감독의 철칙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우민호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우민호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결말과 함께 시즌3 제작 계획을 밝혔다.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많은 작품을 제작했던 우 감독은 시대극에 임하는 뚜렷한 소신도 밝혔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9년 뒤, 더 큰 욕망을 향해 폭주하는 백기태(현빈 분)의 위태로운 여정을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공개 직후 서사와 권력 암투의 밀도가 한층 더 묵직해졌으며, 시대적 무게감을 깊게 파고드는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 등이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마지막회 백기태의 최후가 그려진 결말을 두고 시끌시끌 했다. 백기태가 군부를 장악한 황대식(허정도)을 제거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며 실패로 들어갔다.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백기태는 장건영(정우성 분)이 아닌 동생 백기현에 의해 최후를 맞는 듯한 결말을 맞았다. 백기태에 감정 이입을 하며 달려온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우민호 감독은 "백기태는 살아있다. 백기태가 죽었다면 (결말을) 열어두지 않았을 거고, 천석중, 표학수도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즌3을 염두에 둔 결말이라고 이야기 했다.

백기태의 생존을 못박은 우 감독은 "원래 대본에선 백기태가 죽는 것이었는데, 제가 백기태를 못 놓았다"며 "백기태는 죽은 것이 아니라 사라졌다가 맞는 것 같다. 다시 백기태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백기태의 죽음을 보여준 것 대신 총성을 들려준 것도 의도한 연출이었다.

"백기현이 쏜게 아니라 그 시대의 총소리였어요. 총소리로 시작해서 총소리로 끝났잔항요. 대통령이 중정 부장에 의해 서거를 했고, 또다른 쿠테타 총소리에 의해 군사독재 정부가 들어섰어요. 그 시대가 안타까웠어요. 진짜 민주주의를 위해 외친 사람들이 많았는데, 또 다른 시대가 허망하게 열렸죠. 백기태의 승리로 끝낼 수 없었어요. 크게 역사를 바꿔야 하니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백기태가 중정을 대표하는 인물이잖아요. 중정은 무너지고, 보안사가 올라오던 시대였어요. 그렇게 백기태는 사라지는 것이 맞다고 봤어요."

앞서 인터뷰에서 우도환 역시 "방아쇠를 당기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궁금증을 낳았던 상황. 우 감독은 "백기현에게 총 쏘는 연기를 안 시켰다. 그는 형이 잠시 한국을 떠나기를 바라는 인물이지, 죽기를 바라는 인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저는 나름대로 살았다는 단서를 남겼어요. 백기태가 도망가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았어요. 미스터리하게 사라지는 그림이길 바랐어요. 사람들이 백기태 응원을 많이 했어요. 군부세력에 의해 지고 사라질 수 없는 것에 대한 허망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허망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 시대가 그랬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보여줬던 것 같아요."

시즌1,2의 중심축이었던 백기태에 과몰입 한 시청자들이 많지만, 역사의 흐름은 바꿀 수 없었다는 것.

"백기태가 (황대식에) 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 것 같아요. 백기태가 황대식을 죽인다면? 실제 역사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으니깐 부담이 됐어요. 저도 속시원하게 백기태가 황대식을 이겼으면 하는 사람이었어요(웃음). '에라 모르겠다. 시원하게 가야겠다' 하고 황대식을 이기고 가야했을까, 백기태가 대통령이 되어야 했나. 그러면 또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게 시대와 사라졌다는 것이었어요."

우 감독은 "시즌3은 1990년대 문민정부 시대가 될 것 같다"며 "백기태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나타날 것"이라고 다음 시즌을 이야기 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9년 10·26 사건 이후부터 12·12 군사반란 이전까지 현대사에 허구의 이야기를 더한 팩션이다. 대통령 서거, 군부 독재 등 굵직한 사건과 전두환을 연상케 하는 황대식 등 캐릭터를 통해 그 시대를 그려냈다.

백기태의 엔딩을 바꿀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시대극에서 큰 사건들은 건들면 안된다. 팩트는 준수해야 한다"고 시대극 제작의 철칙을 이야기 했다. 근현대속 격동의 시기에 주목했던 영화 '남산의 부장들', '하얼빈' 등도 그랬다.

"예컨대 대통령이 중정 부장에 의해 죽었는데 다른 사람이 죽인다거나,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게 아니다. 혹은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척결한 사람이 안중근이 아니라 제3의 인물이라고 하면 그건 안된다는 거죠. 그런 역사의 큰 줄기는 건드리면 안되요. 다만 그런 큰 역사의 줄기에 가상의 인물을 집어넣을 순 있어요. 상상력으로 채우는 거죠. 전 큰 팩트는 건드리면 안된다고 보는 사람이에요."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왔던 우 감독은 "그 시대, 특히 1970년대는 권력이 노골적이고 폭력적으로 쓰였던 시대다. 동시에 낭만이 있던 시대였고 가족이 중요한 시대이기도 했다. 빛과 그림이 공존하던 시대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그 시대의 욕망을 파헤쳐보면서 그 시대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죠. 정확히 설명을 못하겠지만, 그 시대가 저의 호기심과 흥미를 붙잡아 놓는 것 같아요. 이젠 그 시대 이야기는 그만 하려고요."

우 감독은 1990년대를 염두에둔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3'에 앞서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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