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동진 "'암살자(들)' 전체 본 뒤 논쟁하길⋯평가 철회·사과 없다"[전문]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암살자(들)' 리뷰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사실을 알리면서도 자신의 평가에 대한 철회나 사과는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동진 평론가는 지난 3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어제 오후,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제작진으로부터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어 9월 25일 업로드한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이후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라고 말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사진=MBC]

이어 "이번 영상에서 저는 '암살자(들)'의 완성도, 장점과 단점에 대해 다양한 점들을 함께 지적하며 견해를 피력했다"라며 "다만 그 가운데 제가 말한 '그냥 음모론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어요'라는 한 대목이 따로 인용되면서, 제가 어떤 취지로 그 말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동진은 "제가 그 말을 한 것은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발사된 총탄들의 행방과 소재를 둘러싼 의문을 비롯해, 당시의 공식 발표만으로는 선뜻 해소되지 않는 지점들을 이 영화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였다"라며 "영화가 제기하는 모든 가설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더욱이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였다는 주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이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제가 리뷰에서 논한 것은 영화가 제시하는 의문과 그 의문을 극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었으며, 특정 인물을 암살의 배후로 단정하는 주장이 아니었다"라며 "19년 전 다큐멘터리 '관타나모로 가는 길'에 관해 제가 했던 말과 이번 발언이 모순된다는 지적도 접했다. 당시 제가 지적했던 것은 강한 정치적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안에서 실제 사건과 배우들의 재연 장면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질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이었다.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직접 눈앞에서 사실로서 보고 있다는 감각에 기반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암살자(들)'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극영화이며, 관객 역시 그것이 극화된 이야기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되기에 다큐멘터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한 그는 "물론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기에 '암살자(들)' 역시 그런 관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고, 그런 토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이 영화에 대한 논쟁이라면 가능하면 영화 전체를 본 뒤 이루어졌으면 한다. 제 리뷰에 대한 비판 역시 전반적으로 제가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했는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저는 지난 30년 동안 영화를 평하면서 작품에 따라 서로 정반대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번갈아가며 비판을 받아왔다. 이 영화에 대해 이번 영상을 통해 밝힌 제 견해는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제 견해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며 "이번 '암살자(들)'에 대해 제가 했던 영화적 판단은 현재도 같다. 따라서 그 리뷰에서 제가 했던 평가를 철회하거나 그 평가 자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제가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는 분명하게 남겨두고 싶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로, 육영수 여사가 저격 당해 사망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영화다. '꼬꼬무'와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다뤄지기도 했던 사건으로, '암살자(들)'도 의문점으로 남은 지점을 미스터리로 풀어냈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일각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육영수 여사 사망 사건의 배후로 암시하고 있다며 '역사왜곡'을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강조했다. 또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님을 말씀드린다"라며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이동진 평론가 글 전문.

어제 오후,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제작진으로부터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어 9월 25일 업로드한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후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이번 영상에서 저는 '암살자(들)'의 완성도, 장점과 단점에 대해 다양한 점들을 함께 지적하며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다만 그 가운데 제가 말한 "그냥 음모론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어요"라는 한 대목이 따로 인용되면서, 제가 어떤 취지로 그 말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그 말을 한 것은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발사된 총탄들의 행방과 소재를 둘러싼 의문을 비롯해, 당시의 공식 발표만으로는 선뜻 해소되지 않는 지점들을 이 영화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였습니다. 영화가 제기하는 모든 가설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였다는 주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이었습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특정한 장면이나 설정에서 다른 함의를 읽어내는 관객이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주장은 이 영화에 대사로든 장면 묘사로든 담겨 있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암살 배후'라는 해석을 떠올리기는 어렵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그러니 유족 분들이 살아계시는데 어떻게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암살 배후'라는 음모론을 제기할 수 있느냐는 질타는, 존재하지도 않는 주장을 가정한 후 공격하는 것이기에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실제로 하지 않은 주장이 제 견해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대해서 분명히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리뷰에서 논한 것은 영화가 제시하는 의문과 그 의문을 극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었으며, 특정 인물을 암살의 배후로 단정하는 주장이 아니었습니다.

19년 전 다큐멘터리 '관타나모로 가는 길'에 관해 제가 했던 말과 이번 발언이 모순된다는 지적도 접했습니다. 당시 제가 지적했던 것은 강한 정치적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안에서 실제 사건과 배우들의 재연 장면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질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직접 눈앞에서 사실로서 보고 있다는 감각에 기반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반면 '암살자(들)'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극영화이며, 관객 역시 그것이 극화된 이야기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되기에 다큐멘터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기에 '암살자(들)' 역시 그런 관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고, 그런 토론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영화에 대한 논쟁이라면 가능하면 영화 전체를 본 뒤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제 리뷰에 대한 비판 역시 전반적으로 제가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했는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영화를 평하면서 작품에 따라 서로 정반대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번갈아가며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 이번 영상을 통해 밝힌 제 견해는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제 견해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번 '암살자(들)'에 대해 제가 했던 영화적 판단은 현재도 같습니다. 따라서 그 리뷰에서 제가 했던 평가를 철회하거나 그 평가 자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는 분명하게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동진 "'암살자(들)' 전체 본 뒤 논쟁하길⋯평가 철회·사과 없다"[전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