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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이준혁 "가장 사람다웠던 공은태 편했다⋯내겐 작품이 로또"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공은태는 지금까지 제가 연기했던 인물 중 가장 사람다운 인물이었어요."

살인자, 비리 검사, 냉혈한 빌런까지. 배우 이준혁의 필모그래피는 비일상적이고 서늘한 인물들이 많았다. 이번엔 사람 냄새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몸에 꼭 맞는 단정한 수트를 입고 매일 아침 지옥철에 몸을 싣었으며, 주머니 속 사직서를 만지작 거렸다.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일하는 공은태 팀장, 이준혁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캐릭터"라고 이야기했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준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준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이준혁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로또 1등이지만 출근합니다' 종영 인터뷰를 갖고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위아래로 치이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팀장 공은태(이준혁 분)가 로또 1등에 당첨된 뒤에도 계속 회사에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준혁은 뜻밖의 일확천금을 쥐고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공은태 팀장을 연기했다. 13억원 로또 당첨금은 회사를 퇴사할 이유가 아니라 이전과 다른 마음으로 회사를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됐고, 팀의 리더로 변모해 활약하는 모습을 그렸다.

"지금까지 했던 인물은 캐릭터 플레이가 많았어요. 주인공 옆에서 도드라지는 인물이었죠. 은태는 처음으로 주인공 하는 느낌이었어요. ('좋거나 나쁜 동재') 동재는 스핀오프고, 황시목이라는 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은태는 조금 더 가까운 것을 할 수 있는 인물이었요. 그 전에는 살인자처럼 사람같지 않은 인물을 많이 했어요. 일반적인 연기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공은태가 조금 더 편한 것은 있었어요. 은태는 사람이었죠."

드라마는 오피스 장르를 표방하고, 공은태는 팀장이라는 직급을 달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이준혁은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 드라마가 하고 싶었던건 많은 인물들이 주연 같았기 때문이에요. 주인공으로서 이 드라마가 부담스럽지만, 지혜 같은 주인공이 10화에서 주인공이 될 수도 있어요. 드라마 안팎 상황과 제가 비슷했어요. 저도 20년 간 은태처럼 해왔어요. 은태가 저보다 어리니, 제가 은태보다 더 일을 했겠네요. 의지하는 배우들이 있었다는 것도 그렇고, 저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준혁은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었지만, 스스로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단단한 '베이스'가 되길 자처했다. 공은태가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유니콘 같은 상사이듯, 촬영장 밖 이준혁 역시 동료 배우들과 발을 맞추며 작품을 완성했다.

이준혁은 "기태, 지혜 같은 신인 친구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치고 주목받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걸어온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역 서현우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준혁은 "(서)현우 형은 제가 어디로 튀어도 그 프레임을 단단하게 채워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텔레파시가 통하는 기분이었다. 이번 작품은 제 개인에 대한 반응보다 현우 형이나 다른 배우들이 칭찬받을 때 훨씬 짜릿하고 행복했다"고 단단한 신뢰를 드러냈다.

극 중 공은태는 수십억의 로또 1등에 당첨된 후에도 사표를 던지는 대신 출근길에 오른다. 실제로 1등에 당첨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준혁은 "평소에 옷도 잘 안 사고 소비를 거의 안 한다. 가장 돈을 많이 쓴 것이 음악이나 게임 제작이었을 정도"라며 웃어 보였다. 공은태가 일터를 지킨 이유에 대해 그는 '돈'이 아닌 다른 의미를 찾았다.

"톰 크루즈는 수천억을 벌었는데도 왜 비행기에 매달릴까요? 일이라는 게 마냥 행복하고 재미있어서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가장 편하고 즐거운 건 집에서 영화 보며 과자 먹을 때죠. 하지만 일은 사람을 몰입하게 만들어요. 게임도 레벨이 올라가면 화가 나면서도 끝내 클리어하고 싶어지는 것처럼요. 은태에게도 일터는 몰입하는 공간이었을 것 같아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준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준혁 스틸 [사진=티빙]

이준혁에게 로또를 사본적 있냐는 가벼운 질문을 던지자 "저는 로또를 사진 않는다.그 행운이 작품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웃었다.

이준혁은 2006년 뮤직비디오 배우로 데뷔해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드라마 '비밀의 숲' 등 악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범죄도시3' 등으로 연기스펙트럼을 넓혀가며 대세 배우로 등극했다. 최근 출연작인 '좋거나 나쁜 동재'와 '범죄도시3', 그리고 '나의 완벽한 비서' '레이디 두아' '왕과 사는 남자'까지 작품들의 타율이 좋다.

20년간 쉼 없이 달려온 이준혁에게 '로또' 같은 순간을 묻자 주저 없이 '작품'을 꼽았다.

"첫 작품에 들어갔을 때도, 다음 작품을 이어갈 수 있었을 때도 저에겐 다 로또였어요. 프리랜서라는 직업 특성상 '다음이 올까' 늘 두려워요. 대중과 진심으로 공감하고 평점 5점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 그게 제게는 가장 큰 행운입니다."

이준혁은 시즌2를 염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쳤다.

"원래 시즌제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데, 이번 팀은 유독 보내기 아쉬울 정도로 좋았어요. 시청자들이 정말 염원하면, 제작자 입장에서 하지 않을까요. 좋은 대본과 시청자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준혁의 출근길도 이어진다. SBS '각성'과 장재현 감독의 영화 '뱀피르'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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