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속으로]②역대 최강으로 꼽힌 1970년 '삼바군단'

36년전이다. '축구 황제' 펠레가 있었다. 펠레에 버금가는 자일징요와 리벨리노도 있었다.

이들로 구성된 '삼바축구'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마음껏 유린하며 줄리메컵을 영원히 품에 넣었다.

이들은 '천하무적'으로 불리었다. 또한 역대 월드컵 '최강의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을 제패했던 브라질 대표팀 얘기다.

어느새 이들은 역사가 돼 있다. 20~30대들에겐 역대 최강을 자랑한 이 팀은 전설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지단이 이끌었던 프랑스 대표팀, 호나우두와 호나우딩요가 건재한 지금의 브라질 대표팀도 필적할 수 없다던 70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과연 이들은 어떤 팀이었던가.

◆불세출의 스타들 대거 포진

되돌아보면 70년 멕시코 월드컵은 브라질을 위한 것이었다. 당시 브라질 대표팀에는 펠레, 자일징요, 리벨리노, 게르손, 토스타우 등 1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하는 특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었다.

펠레에 대한 설명은 그만두자. 자일징요는 펠레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 상대적으로 유명세를 타지 못했지만 축구팬들 사이에선 당대를 주름잡던 불세출의 스타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가 없었다면 브라질이 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다.자일징요는 멕시코 월드컵에서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브라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예측 불허의 대포알 슈팅을 자유자재로 날리던 그의 모습은 아직도 올드팬들의 기억에 강인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자일징요는 66년 영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월드컵에 참가했고, 63년부터 1982년 40세의 나이로 대표팀에서 물러날때까지 A매치 82경기에 출장, 34골을 기록했다.

환상적인 드라블과 감각적인 왼발의 소유자인 리벨리노도 상대팀들엔 공포의 대상이었다. 강력한 프리킥을 선보였던 리벨리노는 현 브라질 대표팀의 '캐논 슈터' 카를로스를 연상시킨다.

토스타우와 게르손도 삼바군단이 자랑했던 '필살기'들이다. 작지만 '총알 스피드'를 지녔던 토스타우는 상대방 왼쪽 진영을 휘젓고 다녔고, 게르손은 중원에서 세기의 스타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사령관'이었다.

◆전승으로 줄리메컵을 차지하다

이런 선수들로 스쿼드가 꾸려진 브라질은 실로 막강했다. 시작부터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난다긴다하는 스타들이 대거 집결, 절묘한 하모니를 이룬 브라질은 경기마다 상대편에 골세례를 퍼부었다.

브라질은 체코슬로바키아에 4-1, 잉글랜드에 1-0, 루마니아에 3-2로 이긴 뒤 8강에서 페루를 4-2, 준결승에서 우루과이를 3-1로 물리치고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브라질과 함께 월드컵을 2회 우승을 자랑하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결승에서 마주섰다. 3번 우승한 우승팀이 줄리메컵을 영원히 보유하기에 브라질과 이탈리아의 70년 월드컵 결승은 세기의 대결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삼바 군단' 브라질은 이탈리아를 맞아 펠레가 선제골를 쏘아올리며 기선을 잡았다. 이탈리아는 곧바로 보닌세냐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반격은 그걸로 끝이었다. '스타 군단' 브라질은 후반 자일징요, 게르손, 카를로스 알베르토가 득점포를 가동하며 이탈리아 빗장수비를 '무장해제'시켰다. 전승 우승이란 기념비가 세워지던 순간이었다.

지난해말 영국 BBC방송 '라디오 파이브 라이브'가 청취자 3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위대한 팀' 설문조사에 따르면 펠레, 리벨리노,자일징요 등 쟁쟁한 스타들이 맹활약한 당시 '삼바 군단'이 역대 최고의 팀으로 선정됐다.

축구팬들은 30년이 넘어서도 70년 멕시코 월드컵을 호령했던 브라질 대표팀을 추억하고 있는 것이다. 6월이면 독일 월드컵이다.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은 스쿼드의 강점을 앞세워 저마다 우승을 장담하고 있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선 70년 '삼바군단'을 능가하는 팀이 등장할 수 있을까. 축구팬들은 지금 또 하나의 설레임으로 독일 월드컵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