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드라마 하면서 많이 혼나고 있어요. 이번 작품이 끝나고 나면 그동안 깨닫지 못한 것도 깨닫고, 채우지 못한 것도 많이 채우지 않을까 싶네요."
7일 MBC 새 주말드라마 '누나'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연기 경력 13년 차인 송윤아가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힘들고 많이 혼나고 있단다.
단순한 너스레나 엄살은 아닌 것 같고 이번 작품에 임하는 그녀의 마음가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듯 한다. 극본을 쓴 장본인이 '전원일기', '엄마의 바다', '그대 그리고 나' 등에서 우리 시대의 사람과 가족상을 그려냈던 김정수 작가이다 보니, 혼이 많이 나고 있다는 송윤아의 발언도 엄살은 아닌 것 같다.
이번 드라마에서 송윤아가 맡은 역할은 잘 나가던 미술전공 대학원생에서 아버지의 실종 이후 졸지에 어린 두 남동생과 함께 험난한 세상에 버려진 26살의 윤승주.
자기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고 위아래를 잘 모르던 부잣집 철부지 딸에서 갑작스레 세상 풍파를 혼자 감내해 나가야 하는 역할이다.
"승주라는 인물이 기존 드라마의 주인공 캐릭터와 매우 동떨어져 있어서 신선하기도 하고 조금은 낮선 감이 없지 않아요, 제가 이전에 표현하지 못한 캐릭터라서 저도 힘들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송윤아의 말대로 윤승주를 쉽게 표현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어렵다. 착하디 착한 전형적인 콩쥐 스타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도회적인 깍쟁이, 섹시 스타일도 아니고. 그냥 싸가지는 없어도 사람 냄새나는, 비정한 세상에 몸부림치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뭐 그런 정도 밖에는 딱히 잡히는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어쨌든, 이번 드라마에서는 예전에는 한번도 보지 못한 송윤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설레인다.
화제를 돌려 결혼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이렇게 받아쳤다.
"저는 독신주의자는 절대 아니라서 결혼은 꼭 할 것예요, 근데 결혼이라는 게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더라구요. 더욱이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 뭐라 말하기 어렵고, '내년에 결혼하겠다'고 말한 게 벌써 5, 6년째인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결혼 생각이 없었는지 물었다.
"20대에는 정말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 있었어요, 근데 제가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라서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다보니 결혼 후에도 남편과 아이에게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생기고 해서 점점 책임감이 느껴져요."
어렸을 때는 이상형에 대한 기준 같은 것은 단 한번도 세워둔 적이 없었다는 그녀는 "현재의 이상형은 나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며 웃는다.
"영화를 찍다보면 요즘엔 저보다 어린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잘못 했는데도 딱 잡아서 '이건 아니다'하고 욕심을 부리지 못한 것 같아요. 나를 혼내는 사람들도 없고,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도 같고, 내 속에 남은 것도 많이 꺼내놓고 싶은 때가 된 것 같아요."
지난 13년 동안 축적된 송윤아의 연기가 이번 드라마 '누나'를 통해 어떤 빛깔로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MBC 새 주말극 '누나'는 오는 12일 첫 방송된다.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사진 한훈기자 phot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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