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와 '괴물' 중 누가 최후에 웃을까.
삼성과 한화가 21일부터 한국시리즈 패권을 두고 맞붙는다. 철벽 마운드를 자랑하는 삼성과 막강 화력을 앞세운 한화는 쉽사리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양 팀의 총력전도 볼거리지만 각 팀의 간판 선수들 역시 개인적인 명예를 걸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마련이다. 단기전에서는 개인의 영광이 곧 팀 승리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인왕인 삼성 오승환(24)과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한화 류현진(19) 역시 치열한 신경전을 앞두고 있다. 비록 프로에 데뷔한 지 갓 1~2년이 흘렀지만 실력과 지명도, 인기 만큼은 팀내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들이다.

▲ 데뷔 첫 해 성적은?
오승환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지난해 10승1패11홀드16세이브를 올리며 다승, 홀드, 세이브에서 모두 두자릿수를 돌파했다. 총 61경기에서 99이닝을 던졌는데도 방어율은 1.18에 불과했다. 쉽사리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중간 계투 요원으로 주로 활약했지만 신인왕을 거머쥘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올해는 2년차 징크스마저 뛰어넘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4승3패47세이브에 방어율은 1.59. 2시즌 연속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최고의 마무리투수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고졸신인 류현진의 성적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18승6패1세이브에 방어율 2.26, 탈삼진 204개. 다승, 방어율, 탈삼진 부문 1위를 휩쓸며 신인 최초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삼성 선동렬 감독이 세차례 성공한 이후 처음이다.
아직 올 시즌 신인왕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역대 그 어느 신인보다 화려한 성적을 올린 류현진의 신인상 수상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다.
▲ 한국시리즈 보직과 무기
물론 오승환은 마무리, 류현진은 선발 요원이라 정면 대결은 이뤄지기 힘들다. 그러나 두 사람은 나란히 팀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을 책임져야 한다.
삼성은 5회 이전에 점수를 뽑은 뒤 한화의 강타선을 틀어막고 리드를 지키는 것이 필수. 반대로 한화는 5회 전에 좀 더 넉넉히 점수를 벌여놓고 권오준-오승환의 등판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삼성은 뒷문 단속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하고, 한화는 선발진이 일찍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승환과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오승환과 류현진은 장점도 비슷하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과 시속 150km 안팎의 묵직한 직구가 위력적이다. 오승환은 슬라이더, 류현진은 체인지업이라는 변화구도 무기로 장착했다. 또한 시즌 내내 다승과 구원 레이스를 이끌었기에 존재 만으로도 타자들에게 주는 중압감이 상당하다.
▲ 한국시리즈 전망
한국시리즈 전망에서는 선배 오승환이 한 수 앞선다. 오승환은 이미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오승환에게 '철벽'의 호칭을 안겨준 무대였다. 1, 2, 4차전 3경기에 등판해 1승1세이브를 따냈고, 7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1개나 솎아냈다. 실점은 단 한점도 없었다. 방어율 0.
또한 올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마운드에서도 빛을 발해 큰 무대에 더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반면 류현진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쓴 맛을 봤다. 각각 1경기씩 선발로 등판해 1패만을 챙겼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이현곤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은 상처도 컸다. 2경기 합계 11이닝을 던져 8실점. 방어율은 6.54다.
또한 오승환이 시즌 종료 후 3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반면 류현진은 계속된 강행군 속에 피로 누적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앞선 경기에서 얻어맞은 경험이 오히려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약이 될 수 있다는 점, 또 류현진이 힘이 많이 들어가는 직구 대신 변화구로 맞춰잡는 능력이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점 등은 희망적인 요소다.
조이뉴스24 /배영은기자 youngeun@joynews24.com 사진=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