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프라이어가 ‘찬밥대우’를 받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매년 이맘 때면 늘 시카고 커브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끌 구세주 대접을 받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영 아니다.
지역 신문 ‘시카고 선타임스’가 18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커브스는 에이스에 대한 기대는 물론이고 올해 프라이어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조차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같은 냉랭한 분위기는 프라이어와 구단 사이의 연봉조정신청 액수에서 잘 드러난다.
프라이어는 연봉 조정 신청을 위해 387만5천달러를 요구했고 구단은 340만달러를 제시했다. 그리 많지 않은 47만5천달러 차이다. 프라이어를 구세주로 생각했다면 그 같은 액수는 그냥 팩스로 상의해도 될 만큼은 적은 차이라는 게 ‘시카고 선타임스’의 표현이다.
하지만 양측은 끝내 연봉 조정 신청 액수를 교환했다. 커브스로선 지난해 365만달러나 받고 고작 9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7.21을 기록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 이에 프라이어 측은 그래도 삭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2001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커브스에 입단한 프라이어는 그야말로 거물급 신인이었다. 2번 지명을 받았지만 이는 1번 지명권을 가진 미네소타 트윈스가 입단 조건을 들어줄 수 없을 것이라고 겁을 먹어 프라이어 대신 조 마우어를 1번으로 선택했기에 벌어진 이변이었다.
실제로 프라이어는 2003년 18승6패 평균자책점 2.43을 올리며 팀을 월드시리즈 직전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거둔 성적은 18승17패에 불과하다. 거듭된 부상의 결과다.
특히 지나치게 예민하게 자신의 팔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스카우트나 팀 동료들로 하여금 비웃음을 사고 있다.
실제로 프라이어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커브스와 계약 당시 투구수 제한을 계약내용에 명시하자고 주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부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에는 너무 연약하다”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커브스를 구해낼 것으로 여겨지던 또 다른 강속구 투수 캐리 우드는 올시즌 커브스의 불펜 투수로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린다. 그의 뒤를 이은 프라이어는 이제 본격적인 찬밥 대우를 받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가 될 것이라던 프라이어가 이대로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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