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뤽 베송 감독이 제작, 각본을 맡은 <택시4>는 <택시>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다. 그동안 <택시>시리즈로 낯익은 사미 나세리, 프레드릭 디팡달, 베르나르 파시, 엠마 스요르베르 등이 그대로 등장하며 프랑스의 축구 스타 지브릴 시세가 깜짝 출연한다. 이번 작품은 수십건의 무장 강도와 살인사건을 저지른 희대의 범죄자를 뒤쫓는 내용이다.
<택시>시리즈가 인기를 끈 비결은 바로 속도감이다. 스피드 광인 주인공 다니엘이 자신의 택시를 경주용 자동차 못지 않게 개조해 도로를 질주하는 속도감이 압권이었다. 그러나 이번 4번째 작품에서는 속도감 대신 사나이들의 수다와 우스꽝스런 코미디를 선택했다.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 지 모르겠지만 시종일관 웃기지도 않는 수다를 늘어놓는 경찰관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진이 빠진다. 또 말도 안되는 슬랩스틱 코미디는 보기 힘들 정도다.
나아진 것이 있다면 다니엘이 모는 택시 뿐이다. 푸조 407 모델을 개량한 택시는 다니엘이 버튼만 누르면 리어 스포일러가 나오고 레이싱 휠이 장착된 광폭 타이어가 장착되며 사이드 스커트가 튀어나온다. 제작진은 나름대로 택시의 변신 과정을 공들여 만들었겠지만 <트랜스포머>로 눈이 높아진 관객들에게는 우스울 뿐이다.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과도하게 묘사한 도로 질주 장면도 오히려 어색하다. 다니엘이 모는 택시가 도로 위의 다른 자동차들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장면은 자연스럽지 않고 게임화면처럼 낯설고 현실감이 떨어져서 거꾸로 속도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방향성을 잃은 이야기는 급기야 후반부에 <스카페이스>를 흉내내며 좌초한다. 이번 작품은 보면 볼 수록 장점보다 단점이 더욱 많이 드러난다. 이쯤되면 더 이상 시리즈를 이어갈 의미가 없다.
2.35대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최신 작품답게 화질이 괜찮다. 살짝 이중윤곽선이 나타나지만 잡티는 전혀 없다. 색감도 비교적 선명해서 마르세이유의 반짝이는 햇살이 그대로 묘사된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배경음향이 힘이 있다.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잘 살아 있다. 리뷰용으로 제공된 QC는 대여용이어서 부록이 전무하나, 소장용에는 예고편과 메이킹 필름 등의 몇가지 부가영상이 수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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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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