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태왕사신기' 속 연가려와 화천회 대장로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배우 박상원과 최민수의 원숙한 연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태왕사신기'에서 연가려 역의 박상원과 화천회 대장로 역의 최민수는 12년 전 공전의 히트를 친 '모래시계'에서 검사와 건달로 엇갈린 운명을 살아가는 친구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이 남다른 만큼 '태왕사신기'에서의 연기호흡도 남다르다.

12년 전 '모래시계'에서는 친구지간에 박상원이 최민수에게 죄를 묻고 그의 사형까지 지켜봐야 하는 지독한 인연이 있었다. 지금 '태왕사신기'에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졌지만 한 배를 탄 관계. 연가려는 아들 호개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대장로는 사신의 신물을 손에 넣어 세상을 장악할 힘을 얻기 위해 서로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관록 있는 연기는 '태왕사신기'에서 매회 등장,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다. 음침하지만 무게감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두 사람이 대면해 거사를 도모하는 모습에서는 강력한 포스까지 느껴진다. 다만 소인배들의 결탁과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
담덕과 대항하고 있는 연가려지만 야욕을 품은 대장로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서는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서로의 이해관계에 의해 한 편이 됐지만, 언제 서로의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르는 관계임을 서로 잘 알기에 한시도 경계의 눈을 돌리지 않는다.
두 사람의 연기 내공은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각각의 캐릭터를 충실히 표현해내면서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까지 충분히 전달하는 관록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 또한 이들의 농익은 연기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두 인물은 모두 악역이지만 서로 다르다. 박상원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자상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정갈하고 빈틈없어 보이면서도 야망에 집착을 보이며 흐트러지기도 하는 연가려의 캐릭터를 특유의 정제된 연기로 펼쳐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최민수는 방송 초반부터 인간 이상의 존재임을 드러낸 화천회 대장로 역을 맡아 누구나 쉽게 연기할 수 없는 캐릭터를 자신의 방식으로 완성시켰다. 휘날리는 콧수염과 턱수염, 눈썹 등은 옛날 무협영화에 나오는 도사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그런데 손가락에 유난히 많이 끼운 반지들과 화려한 의상, 특이한 목소리와 말투, 살짝 비스듬히 몸을 움직이며 무언가를 주시하는 눈 등은 그로테스크할 정도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이미지의 영역을 구축하며 후배들에게 선배 연기자로서 귀감이 되고 있는 두 사람은 '태왕사신기'에서 다시 만남으로서 시너지를 얻으며 완벽한 조합을 이룬다. 드라마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더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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