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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간부 구속' STX, 현대 인수에 영향 없나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던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인수가 다시 한 번 난행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지금까지 국내언론들은 앞다퉈 STX 그룹의 기술유출 사건을 심도깊게 보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의 말을 인용, 두산중공업에서 근무할 당시 갖고 있던 업무상 자료 수백여건을 빼돌린 혐의로 STX 중공업 고위간부 2명이 구속됐다는 것이 요지.

한국야구위원회(KBO) 고위관계자는 최근 이달 25일까지 STX의 현대 인수가 결정될 것이라고 낙관한 바가 있다. 지난 달 25일 현대구단 직원의 급여일에 맞춰 인수가 확정될 것이란 예상이 불발에 그쳤음에도 KBO 관계자는 'STX그룹의 유럽 최대 크루즈선 조선소 인수 등 인수합병(M&A)건 등이 걸려 있지만 현대 인수 문제를 낙관한다'는 요지의 입장을 밝혀 STX의 현대 인수는 프로야구계에서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기술유출 혐의로 계열사 임원이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TX조선을 비롯한 관련주들은 일제히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최대 크루즈선 조선수 인수 문제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STX그룹으로서는 심각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그 동안 각 구단이 모기업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의 행보가 야구단 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하나의 불거진 불안요소는 두산과 STX 두 그룹간의 문제다.

두산 측은 유출된 기술의 자산가치가 1조7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고 STX중공업 측은 조직적으로 기술 침해를 한 적이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 와중에서 사법당국은 2명의 간부를 구속함에 따라 일단 두산의 손을 들어줬다.

프로야구 야구규약 '제 3장 참가자격'의 '제 8조 구단신설가입'과 '제 9조 회원자격의 양도, 양수'에 따르면 구단을 신설하여 회원자격을 취득하려는 자나 그 구단을 타에 양도하고자 할 때는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따라서 STX의 이름으로 프로야구단이 출범하기 위해서는 KBO 총재와 각 구단 구단주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3분의 2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셈이다. 두산과 STX간 그룹대결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번 사태로 인해 두산 이 STX의 프로야구 참여에 난색을 표할 경우 걸림돌로 작용될 소지가 있다. 특히 규약과 달리 그 동안 신규구단 참여 문제는 구단주 총회의 만장일치 가결에 의해 결정된 관례를 비춰 보면 두산의 입장이 단순히 7개 구단 중의 하나에 해당하는 몫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달까지 새로운 인수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KBO는 현대에 추가 운영자금을 대출해줘야 하거나 그야말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 KBO는 지급보증을 통해 지난달에도 급여일에 맞춰 10억원을 긴급 대출해줬다.

반면 낙관론도 있다.

STX는 이번 사태로 현재 도덕성 위기에까지 몰린 상태다. 두산중공업의 '담수화기술'을 전직 임원을 통해 유출했다는 혐의가 검찰에 인정됐기 때문이다.

STX는 그동안 성공적인 M&A를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경영권에 인수되고 싶어하는 기업은 없는 만큼 이번 사태를 얼마나 빨리 정리하고 정상 궤도에 오르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빨리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야구단의 인수쪽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상일 KBO 운영본부장은 이번 일이 현대 구단 인수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본부장은 "그 소식은 이미 접했지만 이번 사태 이후 STX 측과 아직 인수 문제를 두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며 "STX 측이 이달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번 일이 현대 인수 문제와 관련해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올초 농협의 인수문제로 이미 아픔을 겪은 현대로서는 이번 사태로 또 한 번 불안한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런 만큼 KBO로서는 보다 확실한 현대 인수를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검토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일성 사무총장를 비롯한 대부분의 KBO 간부 일행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의 대표팀 전지훈련지를 방문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강필주기자 letmeou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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