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리뷰]'색화동', '야릇 므흣' 에로영화 촬영기


감흥 없는 신음 소리와 기계적인 동작이 반복되는 그곳, 에로 영화 촬영 현장이 극장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에로영화에 대한 숱한 음담패설과 기이한 상상력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라 카더라'류의 왜곡된 이미지는 음지에서 성장한 에로 영화 산업의 굴절된 모습을 보여준다.

1가구 1VTR 시대를 맞아 바햐흐로 비디오 문화가 꽃을 피우던 시절. 은밀한 욕망을 해소해주는 도구로 16mm에로 비디오는 최고의 성황을 이뤘다. 매달 쏟아지던 작품만 해도 수십편. 유수의 성인영화 전문 제작사들이 호시절을 누렸고, '~부인' 시리즈와 '~ 학원' 시리즈, 여기에 포복절도할 패러디들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영화 2차 영상 시대가 쇠퇴하며 비디오 대여점 수가 감소했고, 인터넷과 케이블 TV가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인 비디오 시장도 자취를 감췄다. 유호프로덕션과 더불어 성인 비디오 제작사의 양대 주축을 이뤘던 클릭영화사에서 에로 영화 감독으로 활동하던 공자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색화동'은 퇴물이 돼가는 에로영화 마지막 세대의 처절한 제작일지를 생생하게 담은 작품이다.

에로영화계에서도 실험적이면서 창의적인 작품을 내놓았던 클릭영화사에서 다수의 에로영화를 연출한 공자관 감독은 "언젠가 극장편에 데뷔할 때 지금의 경험은 필생의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공 감독의 생각은 틀리지 않는다. 극장에서 보는 에로영화, 여기에 에로영화를 만드는 제작현장, 고충을 그린 작품이라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느낌은 영화 내내 뚜렷히 감지된다. 솔직하고도 리얼한, 현장감 넘치는 대사와 감독 지망생인 주인공의 갈등과 고민이 이것이 논픽션임을 알려준다.

에로영화 출연 배우들 중에서 일당 70만원으로 최고 출연료를 받는 여배우에 맞춰 촬영 스케줄을 짠 결과 하루에 찍어야 할 분량이 무려 30신. '김기덕도 이렇게는 못 찍는다'며 나름의 자부심을 보이는 에로 감독의 허풍이 웃음과 묘한 동정을 불러 일으킨다.

제대로 된 영화를 찍고 싶지만 현실의 벽이 녹록치 않은 가난한 영화 감독 지망생과 아무도 예상 못한 순정을 가진 어린 여배우, 페러디 에로영화 '올누드보이'의 허풍쟁이 감독까지 다양한 에로업계의 인물 군상들이 웃음을 더한다.

'당당하게 극장에서 에로영화를 보자'는 당돌한 목적을 내걸었지만, 그닥 '쎈'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청년필름의 도전적인 의지가 엿보이는 '색화동'은 동성의 친구끼리 가볍게 웃으며 즐기기에 좋은 작품이다. 15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리뷰]'색화동', '야릇 므흣' 에로영화 촬영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