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조건 이기는 야구하겠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올해부터 롯데 자이언츠를 지휘하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56)이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 보였다.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로이스터 감독은 9일 오후 2시 서울 잠실 롯데호텔 3층 루비홀에서 열린 롯데 신임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여기서 먼 플로리다에 가족을 남겨 두고 롯데로 왔다"며 "7위를 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무조건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달 11월 26일 2년간 총 75만 달러(사이닝보너스가 25만 달러에 연봉이 25만 달러)에 롯데와 계약을 맺었다.
또 로이스터 감독은 아로요 코치를 택한 이유에 대해 "12살부터 친구로 지내왔다. 같은 시즌에 입단했고 37년 동안 친구 관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팀에 투수력, 수비력, 기본기 등을 강조하겠다"며 "프로들이기에 프로는 임무를 주면 수행해야 한다"고 말해 대대적인 롯데 선수들의 체질개선이 뒤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기자회견 후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 다음 날 오전 예정된 구단 시무식 행사에 참석한 뒤 오후부터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지휘한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신임감독과 일문일답.
-등번호를 '3'으로 택했다. 혹시 롯데의 3번째 우승을 바란다는 뜻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 시절 등번호다."
-올 시즌 목표는.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할 일은 팀을 플레이오프 전력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다. 시즌 후 최소 4위권 전력을 만드는 것이다.
선수단의 모습이 담긴 DVD를 본 결과 플레이오프에 오를 충분한 기량과 역량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과거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역량 부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와 아로요 코치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 2008시즌 후 다시 이런 자리 마련했으면 한다. 열심히 일하고 뛰고 자세를 가다듬는다면 가능할 것이다. 지난 7년 동안 열심히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혹은 문화적 차이 극복 방안은.
"한국야구는 많이 알지 못한다. 코칭스태프가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 나도 노력할 것이다.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부분에 대해서는 코치들에게 많은 책임을 지울 생각이다. 지난 해 방문했을 때 이런 임무를 맡겼기 때문에 잘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팀 전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한국야구를 좀더 발전시키는 데 노력하겠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경험을 쏟아붓겠다. 좀더 나은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메이저리그 선수 시절 동료들로부터 코치 혹은 감독으로 불렸다. 나름대로 평가가 괜찮았다. 내 야구스타일을 많이 따라 줬으면 한다."
-본인의 야구 스타일이라면.
"선수 파악이 아직 안돼 있다. 이틀 정도 관찰한 뒤 내 스타일을 주입시키겠다. 선수 전력을 볼 때 내 스타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이 지난 몇년간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롯데 선수 중 누가 인상 깊었나.
"사실 많이 가져갔지만 3개의 DVD를 보는 데 그쳤다. 득점력이 많이 향상돼야 한다. 기본적인 야구 자세가 부족하다 생각한다. 기본적인 전술 이해도를 봤을 때 선수들에게 가르칠 부분이 많다. 우리팀의 장점은 투수력이라 생각한다. 득점력이 향상돼야 하고 수비적인 측면에 보강이 돼야 한다.
선수 이름을 대지는 않겠다.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이고 미리 평가하고 싶지 않다. DVD를 보면서 다른 방향의 야구를 하는 선수가 있긴 했다. 쉽게 말해 파워는 없는 데 스윙을 크게 하는 선수도 있었다.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각 선수들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투수력, 수비력, 기본기 등을 강조하겠다.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청하겠다. 프로들이기에 프로는 임무를 주면 수행해야 한다. 시즌이 시작되면 좋은 선수가 워낙 많기 때문 차차 봐 나가겠다.
한국야구 역사는 짧다. 그러나 박찬호, 최희섭 등을 비롯해 메이저리그에 근접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많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롯데의 젊은 유망주에 대해 물어왔다. 최근 한국 선수들이 다른 리그보다 급속히 성장했다. 우리팀 선수들이 많이 진출했으면 한다."
-국내 첫 외국인 감독으로서 타 구단 감독으로부터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른 팀 감독도 역시 승리하는 경기를 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야구 스타일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적인 부분을 바꿀 것이다. 내 스타일을 끄집어 내서 해보겠다."
-한국야구 흥행 위해 준비한 게 있나.
"일단 나와 아로요 투수코치가 온 것 자체가 롯데의 그런 첫 시도라고 생각한다. 야구장으로 오게 하기 위해 많은 준비하고 있다. 많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먼저 구단에 말해보겠다.
롯데 관중도 많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팬들의 유입에도 관심을 갖겠다. 나는 팬 친화적인 야구를 한다.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실행해 나가겠다. 한국 감독, 코치들도 존경한다. 그 분들의 생각에 방해가 안됐으면 한다. 서로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성적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도움이 되길 바란다."
-번트 작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3개의 DVD에서도 많이 나타났다. 히트앤드런, 번트, 스틸 등이었다. 마찬가지로 이기기 위해서는 필요한 작전을 다 소화시키겠다. 어떤 감독은 내 스타일에 화가 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몇승을 올릴지 모르지만 매 경기를 이기도록 하겠다. 플로리다는 여기서 먼 거리다. 가족도 보고 싶지만 두고 왔다. 그런 이유가 하위권에 머물기 위해 온 것 아니다. 2명의 외국인 선수도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
-'팬 친화적 야구'에 대해 좀더 설명해달라.
"매 경기 선수와 팬들이 함께 하는 야구를 만들겠다.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스타일을 접목하고 싶다.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야구장은 물론 지역사회를 통해서도 노력하겠다."
조이뉴스24 /잠실=강필주기자 letmeout@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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