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명제(21)가 올 시즌 등번호를 '27'로 바꾸고 심기일전에 나섰다.
사실 김명제는 올시즌을 앞두고 55번에서 24번으로 배번을 바꿨다. 그러나 미야자키 전지훈련 중 김경문(50) 감독의 직접 지시로 다시 27번으로 배번을 교체했다.
지난 2007년 전지훈련중에도 김명제가 "우리팀의 3선발이다.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힘을 실어줬던 김경문 감독이 등번호까지 직접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를 함으로써 김명제에 대한 기대가 여전함을 알 수 있게 한다.
두산의 27번은 지난 2006년까지 에이스로 활약한 박명환(31, LG)이 사용하다 작년 다니엘 리오스(36, 야쿠르트)에게 넘겨준 번호.
결국 김명제의 배번 변화는 2차 1번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신인 포수 김재환(20)의 배번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김재환은 당초 입단과 동시에 32번을 받았다. 그러나 김선우(31)의 입단이 결정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김선우가 원했던 등번호 32번을 양보함에 따라 김재환은 리오스의 야쿠르트행으로 남게 된 27번을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의 지시로 김명제가 다시 24번에서 27번으로 바꾸는 바람에 김재환의 배번은 다시 24번으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김재환은 앞으로 수없이 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야 하는 포수인 만큼 너그럽게 이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김명제는 휘문고 시절 '차세대 유망주'로 군림하며 야구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005년 두산 신인 역대 최고 계약금 6억원을 받고 입단했다. 입단 당시 등번호는 55번.
그러나 김명제는 데뷔 첫 해였던 지난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자책점 '55'점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지난 시즌에는 '5.0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등번호를 연상시키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돼 '55 징크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던 김명제는 결국 지난 8월 22일 LG전을 마지막으로 2군으로 강등되고 말았다. 유망주에게 꾸준히 관심을 보였전 김경문 감독도 실망과 답답함에 취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바꾼것은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어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김명제는 "27번에 실린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며 "27번 투수들의 영예와 성적을 이어가도록 열심히 노력해 올해에는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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