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간판 해결사' 안정환(32, 부산)과 '간판 수문장' 이운재(35, 수원)가 '간판'의 명예를 걸고 한판 붙었다.
'넣느냐' '막느냐' 너무나 상반된 목표를 가지고 나온 두 명의 입장을 반영하듯이 안정환은 이운재를 향해 슈팅을 날려댔고 이운재는 안정환의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5일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4라운드에서 부산과 수원의 경기가 벌어진 부산 아시아드 주 경기장. 최전방을 책임지는 안정환과 최후방을 책임지는 이운재의 한판 대결에서는 이운재가 '판정승'을 거뒀다.
안정환은 90분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원의 수비를 헤집고 다녔고 이운재 역시 풀타임 출전하며 부산의 날카로운 슈팅을 모두 다 막아냈다. 결국 이운재의 선방이 돋보이는 수원의 2-0 승리였다.
시작 전 선수들끼리의 악수시간. 특히 이운재가 안정환과 나누는 악수는 길었다. 서로 웃음을 보이며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하자 '간판'의 대결은 불꽃이 튀었다.
이들의 결정적 맞대결은 전반에 한번, 후반에 두 번 나왔다.
전반 45분 부산 안성민이 골문으로 올린 크로스를 마토는 헤딩으로 걷어냈다. 하지만 걷어낸 공이 안정환의 발 앞에 떨어진 것. 안정환은 주저하지 않았다. 오른발로 골대 왼쪽 구석을 노리며 슈팅을 했다. 이운재는 몸을 날려 막아냈다. 안정환의 슈팅이 약하긴 했지만 이운재의 선방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후반 10분. 중앙선 부근에서 패스를 받은 안정환은 골문으로 달려가는 정성훈을 보고 오른발로 패스를 했다.

공은 수비수 키를 넘어 정확히 정성훈 앞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운재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 '위기상황'을 감지한 이운재는 달려 나와 공을 잡아챘다. 안정환의 감각적인 패스를 간발의 차로 막아 이운재는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다.
이번엔 프리킥이었다. 후반 16분 부산은 조금은 먼 거리 중앙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안정환이 찰 준비를 했다. 안정환과 이운재는 지난 기억이 떠올랐을 것이다. 안정환은 지난 전북과의 홈 개막전에서 비슷한 위치와 거리에서의 슈팅으로 골을 도운 적이 있다.
그 당시 안정환의 롱 프리킥 슈팅은 너무 강해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왔고 한정화의 재차 슈팅으로 골에 성공했다.
안정환은 그때를 회상하며 오른발로 강하게 찼고 이운재 역시 그때를 기억하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안정환의 슈팅은 바운드가 되며 골문으로 향했고 이운재는 몸을 날려 공을 잡아버렸다. 이운재의 선방이 다시 한 번 빛나는 상황이었다.
결국 안정환은 이운재가 버티는 수원 골문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남은 경기가 많고 희망도 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정환 플레이가 좋았다. 컨디션도 완벽하게 회복됐다"고 말했지만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주위에서 함께 어울려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득점만 터진다면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안정환을 도울 공격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정환에게 집중되는 수비견제를 퍼트릴 수 있는 방법은 공격 파트너를 빨리 찾는 것이다. 안정환에게 적절한 공격 파트너가 오게 된다면 '간판 수문장' 이운재는 '간판 해결사' 안정환이 달리면 긴장할 것이다.
조이뉴스24 /부산=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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