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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 "내 모든 영화의 테마는 우정이다"


쌍권총, 비둘기, 성당, 바람에 나부끼는 바바리 코트 등의 아이콘으로 기억되는 오우삼 감독.

그는 80년대를 사로잡았던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의 느와르와 할리우드에서 작업한 '페이스오프' '미션 임파서블 2' 등의 액션 대작에 자신의 아이콘들을 녹여내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색깔을 각인시켜왔다.

그랬던 그가 800억짜리 아시아 최대의 프로젝트이자, 자신의 꿈이었던 '적벽대전'을 들고 돌아온다.

최고, 최대라는 말이 넘쳐나는 이번 영화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오우삼 감독의 영화다. 그는 거대한 규모와 방대한 내용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의 액션 스타일과 아이콘과 자신의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를 과감하게 녹여냈다.

"내 모든 영화의 테마는 우정이다"

오우삼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가 자신의 꿈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어렸을 때부터 삼국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등장인물 모두를 연구하고, 그들을 그려서 놀이에 이용했다고 밝힌다.

"삼국지의 굉장한 팬이었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을 다 사랑해서 어렸을 때 영웅들의 모습을 그려서 놀이를 했죠. 18년 전부터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중 특히 적벽대전을 영화화한 것은 약함으로 강함을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우삼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 중 주유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그는 적벽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주유라고 설명한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를 모두 참고했을 때 적벽대전의 승리는 주유라는 인물이 끌고 갑니다. 적벽대전 당시 제갈량은 책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고, 손권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주유의 역할이 가장 컸습니다."

문학가이자 지략가, 그리고 군대를 직접 인솔하는 군인이었던 주유는 역사적으로 제갈량에 비해 덜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오우삼은 말한다. 더불어 그의 영화의 공통된 주제는 우정이라는 사실도 밝힌다.

"주유라는 인물은 지혜가 많은 인물입니다. 삼국지연의에는 군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한데, 그는 음악가이자 문학가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감성적이고 따뜻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삼국지연의에는 제갈량과 주유가 적대적인 관계로 묘사되는데, 나는 그들의 우정을 나누는 사이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내 모든 영화의 테마는 우정입니다. 주유를 통해 그런 우정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비둘기는 기독교적인 상징을 담고 있다"

그의 모든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비둘기. 특별히 비둘기를 영화에 등장시키는 이유에 대해 그는 기독교적인 상징 때문이라는 다소 예상 밖의 대답을 들려준다.

"내가 기독교 신자라 비둘기를 사랑합니다. 비둘기를 봤을 때 평화를 느끼죠. 영화에 비둘기를 등장시키는 이유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입니다. 영화에는 감독의 성향이 묻어나기 마련이고, 앞으로도 영화에 비둘기를 등장시킬 것입니다."

전작에서 적과 주인공이 대치하는 클라이막스에 자주 등장했던 비둘기가 이번 영화 속에서는 좀 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제갈량과 손권의 동생 손상향을 이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게되는 것.

"이번 영화에는 그런 종교적인 이유 외에도 메신저로 사용하기 위해 비둘기가 필요했습니다. 고대전쟁에서는 비둘기를 통해 서신을 전달했고, 제갈량과 손상향의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되죠. 또 동물을 사랑하는 제갈량이 입는 옷이 흰색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는 색을 통일하기 위해 흰 비둘기가 출연시켰습니다. 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쌍권총에 대해서도 가끔 질문받는데, 이번 영화에는 쌍권총 대신 쌍검이 나옵니다."

"서양 기술 속에 아시아 정신을 담았다"

그는 최근 활발하게 할리우드로 진출하고 있는 한국 배우와 감독들에게도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는 기회가 있다면 할리우드 진출은 장려할 만한 일이며, 대신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기회가 있다면 할리우드 진출은 장려할 만한 일입니다. 대신 자기 것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서양 기술에 아시아 정신을 유입해야 합니다. 영화를 봤을 때 미국 영화이지만 새로운 색채를 찾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도 그는 현장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도 꽤나 구체적인 팁을 알려준다. 서양인에 비해 다소 경직된 아시아인들에게 유머감각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미국 사회는 인재에게 우호적이라 국가와 문화에 대해 차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작업하는 것은 대단히 복잡한 일이고, 인간관계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존중하고 솔직하게 대해야 합니다. 그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한편, 아시아 문화를 이해시키는 일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유머감각이 있다면 우의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겠죠."

오우삼은 할리우드에서 수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힌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영화를 만들어 왔던 그들은 다양한 문화와 민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와 그 영화를 유통시키는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며, 그런 점들은 적극적으로 배워야한다고 말한다.

"할리우드는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배울 게 많습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자신들만의 노하우가 있죠. 이런 것들을 배워 한국 영화에 적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이뉴스24 /이지영기자 jyl@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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