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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비에이라' 박현범, 기다림의 여유


올 시즌 확실히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한 수원 삼성의 '조투소' 조원희(25)는 피곤하다. 19경기(컵대회 포함)에 출전해 단 한 번도 교체된 적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게다가 국가대표팀 경기까지 합하면 조원희의 체력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원희는 "푹 쉬고 있다. 잠을 많이 자고 많이 먹는다. 다른 일은 일절하지 않는다"라며 자신만의 휴식법을 설명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90분을 소화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홀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공격수들과 투쟁을 하는 조원희는 힘들다. 그 중 한 가지 원인은 올 시즌 그의 파트너로 새롭게 등장한 신인 박현범(21)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박현범은 조원희와 함께 수원 중원의 듀오로 자리했다. 둘의 신장은 194cm-177cm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차범근 감독의 전술을 돋보이게 했다. 이들은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두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릭 비에이라(192cm, 인터 밀란)-클로드 마케렐레(170cm, 첼시)에 비유되기도 했다.

장신의 박현범은 공중볼 처리능력이 뛰어나고 너른 시야로 전방에 볼 배급도 곧잘 한다. 순간적인 공격 가담까지 보여줘 조원희의 임무를 절반으로 줄여줬다. 이런 박현범이 부상으로 이탈했으니 조원희의 피곤은 당연지사.

박현범은 지난 5월 7일 훈련 도중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일 저녁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삼성 하우젠 2008 K리그 13라운드에 박현범은 동료 양상민과 기자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왼쪽 풀백 양상민도 지난 5월 24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쳐 재활중이다.

하프타임, 짬을 내 인터뷰에 응한 그는 "팀의 무패행진이 깨진 게 아쉽다"며 첫 마디를 꺼냈다. 지난 2일 라이벌 FC서울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19경기 무패행진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이 밖에서 보던 박현범에게도 아쉬운 모양이다.

신인이라면 빨리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클 법하다. 그는 팀 내 조용태와 더불어 성남 일화의 조동건 경남FC의 서상민 등과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의 이승렬이 맹렬한 추격을 하고 있다.

의외로 박현범은 여유로웠다.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이왕 다친 거 재활을 잘하고 싶다. 일찍 나섰다가 더 크게 다치면 힘들지 않느냐"라며 몸 상태를 완벽하게 한 뒤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재활에 매달리느라 차범근 감독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박현범은 부상에 신음하는 여러 동료와 "누가 더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그라운드에 나서게 될지 농담을 한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오히려 박현범은 포지션 파트너 조원희에 대해 "피로가 누적돼 무척 힘들어 보인다. 내가 뛰고 싶다"며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부상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명단에 들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초연했다.

박현범의 프로 생활은 어느덧 첫 해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그는 "수원에 처음 왔을 때 워낙 잘하는 선배들이 많아 긴장을 했었다. 하다보니 요령이 생기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면서 "그래도 아마랑 프로는 다르다. 빨리 (대학에서 프로로) 나오니 좋다"며 수원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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