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스피릿MC 웰터급 챔피언 남의철이 현 챔피언 이광희와 한판 대결을 벌일 수 있을 것인가.

최근 이광희와 남의철의 매치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격투팬들은 진정한 대한민국 웰터급의 챔피언을 가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잠정 챔피언을 통해 현 타이틀을 거머쥔 이광희, 그리고 부상으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여곡절을 겪고 타이틀을 상실한 남의철의 대결은 지금까지 스피릿MC 웰터급의 '찝찝한' 구석으로 남아있는 2%를 채울 수 있는 최종 매치.
하지만 아직까지 남의철과 이광희의 대결이 최종적으로 합의되기에는 험난한 벽이 남아있다. 남의철이 스피릿 측의 오퍼를 이대로는 못받아들이겠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남의철은 1일 조이뉴스24로 자신의 심경이 담긴 한통의 메일을 보내왔다. "이광희 선수와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발전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제목으로 보내져 온 메일의 내용에는 "주최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돼야만 이광희와 경기를 갖겠다"는 입장이 피력돼 있었다.
남의철은 스피릿MC 주최사인 (주)엔트리안에 대해 "4년간 피땀흘려 노력해서 일군 챔피언 자리를 5개월 만에 자격상실이라는 규정을 내세우며 가져갔다"며 "1년이 넘게 경기도 잡아주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남의철은 "이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선수들 모두의 권익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후배들에게 좀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챔피언의 몫이며 나와 이광희 선수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는 이광희와의 경기는 반드시 치르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2년 가까이 이광희와의 경기를 기다려왔다. 공개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만 해준다면 그와의 경기에 꼭 출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의철은 2006년 11월 스피릿MC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 2007년 1월 부상을 입어 주최 측의 타이틀전 출전(4월) 오퍼를 수락하지 못했고, 이후 6월 경기에도 링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흥행사업체로서 '챔피언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스피릿MC 측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고, 결국 대회 규정에 따라 남의철의 챔피언 타이틀이 자동상실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남의철과 소속팀인 코리안탑팀은 주최사의 이러한 결정에 격렬히 항의했다. 주최사와 소속팀과의 불화로 인해 애매한 대회 규정을 '괘씸죄' 명목으로 남의철에게 적용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최 측도 남의철이 수 차례 출전 의사를 밝혀놓고 대회 준비가 진행되는 동안 뒤늦게 출전을 거부하는 등 매치업에 난항을 겪게 만들었다고 털어놓으며 '타이틀 상실'은 정당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그리고 이러한 대립각은 무려 1년 7개월동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최사 측은 지난 6월 남의철의 기자회견 후 그에게 무소속이나 타 팀 자격으로는 출전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전달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남의철이 스피릿MC 측의 사과를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남의철의 주장과 주최사간의 문제 인식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은 남의철의 소속팀과 주최사간의 불화다. 따라서 스피릿 측은 남의철에게 무소속이나 타 팀으로는 출전이 가능하다는 오퍼는 작년부터 줄곧 제의했다고 밝혀왔다.
현재 스피릿MC 측은 단호한 입장이다. 남의철을 주장을 전해들은 주최사 측은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출전팀에게 휘둘릴 수는 없다는 내부적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과연 이광희와 남의철은 진정한 웰터급 강자의 자리를 놓고 링에서 만날 수 있을까. 어느 한쪽이 양보하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조이뉴스24 /권기범 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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