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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왕기춘, "다시 모든 걸 버리고 유도에만 전념하겠다"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건 왕기춘(20, 용인대). 베이징의 아쉬움은 쉽게 풀리지 않을 듯 하다.

왕기춘은 11일 저녁 10시 반경(중국 현지시간) 베이징시 왕푸징에 위치한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은메달 획득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다시 한번 전의를 불태웠다.

왕기춘은 이날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73kg급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면서 결승에 올랐으나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13초 만에 발목잡아메치기를 허용하며 한판패를 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왕기춘은 리나트 이브라히모프(카자흐스탄)와 쇼키르 무미노프(우즈베키스탄)를 잇따라 한판으로 제압하고 장밋빛 금사냥을 예고했지만 이어진 8강전에서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와 싸우다 늑골쪽 부상을 당해 쉽지 않은 여정을 예고했다. 비록 갈레이로에게 연장 1분 27초만에 절반을 따내 4강전에 진출했지만 이미 왕기춘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왕기춘은 고통을 이겨내고 준결승에서 라슐 보키에프(타지키스탄)에게 유효 하나를 더 얻어내면서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세계랭킹 1위 맘마들리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왕기춘은 경기 시작과 함께 맘마들리에게 다리를 잡힌 게 빌미가 돼 한판패로 아쉽게 물러나야 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매트에서 내려온 왕기춘이지만 회견장에 도착한 그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아직까지 굳은 얼굴 표정은 완전히 풀리지 않아 보였지만 어느 정도 속상함(?)을 가라앉힌 듯 했다. 하지만 회견이 시작되고 결승전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다시 한번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문을 흐렸다. 어렵지 않은 질문에도 대답을 머뭇거리며 단답형으로 말문을 닫았다. 세계 2위 자리를 증명하는 은메달을 획득한 왕기춘이지만 승부욕으로 가득찬 20세 청년은 여전히 배고픈 듯 했다.

<다음은 왕기춘 선수의 기자회견 질의 응답 내용>

-은메달 소감은?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까지 딸 수 있었던 것은 여기 계신 감독님과 용인대학교 총장님께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열심히 노력해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겠습니다."

-이번 은메달에 대한 본인 생각은 어떤지?

"금메달을 목표로 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니까 앞으로 다가올 런던 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해야죠."

-오늘 몸상태는 어땠나? 8강에서 브라질 선수와 연장까지 가면서 힘들지 않았는가? 가슴쪽에 부상을 입은 것 같았는데.

"가슴이 아니라 갈비뼈 부분입니다. 우리 의료진을 믿고 치료 받고 열심히 경기에 임했습니다."

-결승전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마지막 판이니까 부상 염려 안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에 갑자기 걸렸습니다. 최대한 방어한다고 했는데 막아내질 못했습니다."

-결승 상대인 맘마들리와 예전 격돌한 바 있다. 그때와 많이 다르던가?

"평소에 유럽 전지 훈련을 많이 다녔는데, 그 때문인지 상대가 저를 많이 연구하고 나온 것 같았습니다. 그 기술(발목잡아메치기)이 들어올 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 친구가 힘이 굉장히 좋습니다. 기술이 더 다양해진 것 같아요. 작년보다 훨씬 세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원희 선수를 제치고 출전한 만큼 금메달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유도 때문에 여자친구와도 헤어진 것으로 알고있는데,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여자친구는 관심없구요. 진심입니다. 여자를 눈으로 보는 건 좋아하는데 마음은 안가네요.(웃음) 유도는 당연히 해야 되구요, 면허도 따고 여행도 가보고 싶습니다만, 아직은 좀 더 유도를 하고 싶습니다."

-혹시 운동을 하다가 잘 안되거나 할 때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지?

"싸이월드(개인 홈페이지)를 주로 접속합니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 주말에 만나서 놀기도 합니다. 주말에 피곤할 땐 안나가기도 하는데 가끔 나가면 재밌게 놀죠."

-준결승을 부상을 입은 상태로 힘들게 이겼다. 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는가?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습니다. 올림픽 준비하면서 체력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그 부분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코리아 하우스 왔었던 메달리스트에게 공통된 질문이 있다. 경기전 꿈을 꾼 게 있는가?

"꿈은 아닙니다만 자기 전에 꼭 시상대 위에 올라서서 태극기를 바라보는 생각을 했습니다. 꿈은 현실로 안된다고 하더군요."

-혹시 경기 후 이원희 선수를 만났는가? 만났다면 어떤 대화를 했는지?

"가면서 잠깐 마주쳤는데요, 원희 형이 저한테 수고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냥… 미안하다고…."

조이뉴스24 베이징=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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