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드가 안 되니 방망이까지 깨지더라."
한화가 시즌 후반기를 맞으며 첫 상대로 만난 롯데에 3연패를 당하더니 29일 1위 SK에게마저 패하면서 4연패 수렁에 빠졌다.
29일 대전 홈에서 열린 SK와의 12차전을 2-4로 패하면서 지난 7월 8일 이후 처음으로 롯데에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심지어 5위 삼성과도 승차가 1.5경기차로 쫓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화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은 이러한 난국에 대해 "투수 때문에 큰 일이야"라며 마운드 운용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한 마디로 믿고 맡길 만한 투수가 없다는 것.
김인식 감독은 29일 경기전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팀 에이스인 류현진(21)에 대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예선 캐나다전 완투(완봉), 결승 쿠바전서 9회 1사까지 던진 뒤 팀에 복귀한 류현진이 "팔이 묵직하게 느껴진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좀 더 휴식시간을 주는 의미에서 롯데와의 3연전을 치르는 동안 마운드에 한 번쯤은 올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30일 SK전에 류현진을 선발로 예고한 것은 연패 분위기를 끊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무엇보다 불펜요원의 붕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그나마 시즌 후반기 들어 중간을 확실하게 책임져줄 '미들맨'으로 윤규진을 꼽고 있었는데, 지난 28일 롯데전 당시 중간 투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윤규진이 '몸이 아프다'고 호소해 출장을 시키지 못했다. 결국 롯데에 패하는 결과까지 안았다.
김 감독은 "(윤)규진이가 그래도 우리 팀에서 이길 때 내보내는 투수였는데, 아프다고 하네"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29일 한화 관계자는 "윤규진이 시즌 중에도 몸이 정상 상태가 아니어서 치료를 받아가며 던졌는데,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고 해서 이제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30일 서울 김진섭 정형외과에 가서 검진 받고 10일 정도 휴식을 준 뒤 출전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게다가 한화는 시즌 후반기에는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베테랑' 문동환마저 여전히 마운드에 올릴 수 없는 사정이다.
마운드가 흔들리는 사이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도 제때 터져주면 경기를 풀어가기가 수월할텐데 최근에는 방망이마저 가라앉아 있는 분위기여서 김 감독의 근심은 더하다. 4연패를 하는 동안 한화는 총 13점밖에 뽑지 못해 경기당 3점 남짓 득점했다. 허약해진 투수진을 감안하면 이 정도 득점력으로는 이기는 경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한화는 마운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가운데 29일 대체요원으로 2군에 있던 투수 윤경영(28)을 1군 엔트리에 끌어올리는 등 쓸 수 있는 투수 자원은 모두 활용해가며 남은 일정을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래저래 갈 길이 바빠진 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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