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원작을 넘어선 스크린 '청출어람' 꿈꾼다


소재 가뭄에 시달리는 문화 창작계에서 원작 리메이크 돌풍이 거세다. 지명도와 완성도를 갖춘 원작을 바탕으로 리메이크 혹은 영화화로 제작된 작품들이 잇따라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목표를 향해 스크린에 나선다.

아시아에 빠진 할리우드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호러영화 '미러'는 잘 알려진 대로 우리영화 '거울속으로'를 리메이크해 화제가 됐다.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른 '미러'는 소재 고갈에 고심하는 할리우드가 아시아로 눈을 돌린 결과물이다. 원작의 음울하고 기괴한 매력은 살리돼 할리우드 특유의 가족애와 미스터리를 가미, 원작과는 색다른 묘미를 가진다. 유지태가 맡았던 주연배우 역을 이어받은 키퍼 서덜랜드의 고뇌에 찬 연기도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영화 컨셉트를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높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할리우드는 고전을 현대로 불러와 꾸준히 재생산하고, 한때는 유럽 영화들의 리메이크작 개봉을 연달아 진행하는 등 리메이크에 대한 변치않는 애정과 관심을 보여왔다

동명의 홍콩영화를 리메이크한 '방콕 데인저러스'도 할리우드의 물량공세를 업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영화로 거듭났다. '디 아이'로 공포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팽 브라더스 감독(옥사이드 팽&대니 팽)의 작품으로, 99년 홍콩에서 개봉한 원작 '방콕 데인저러스'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이다.

당시 역동적이고 세련된 영상과 탄탄한 스토리 라인으로 대중과 평단 모두의 호평을 받으며 토론토 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한 원작에 이어 다시 메가폰을 잡은 팽 브라더스와 니콜라스 케이지에 의해 재탄생된 '방콕 데인저러스'는 프로페셔널 킬러가 방콕에서 펼치는 일생일대의 미션을 소재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원작과는 또 다른 영화의 매력

최근 극장가에서 눈길을 끄는 일본영화들은 인기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 순정만화의 베스트셀러 '꽃보다 남자'의 극장판, 어린 시절의 공상이 무서운 현실이 된다는 '20세기 소년'과 상큼한 팝가수를 꿈꿨던 청년의 데스메탈 데뷔기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가슴을 울리는 역전 마라톤 '나오코' 등 만화 속 독특하고 기발한 소재와 캐릭터들이 스크린으로 다시 한번 인기몰이에 나선다.

만화 강대국 일본에서 생산된 수많은 만화들은 이에 멈추지 않고 드라마와 영화로 꾸준히 변주되어 왔다. 이중에서도 오는 9월 개봉을 앞둔 작품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해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일본을 대표하는 천재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화제작 '20세기 소년'은 초호화 캐스팅과 600억원대 엄청난 제작비로 오래 전부터 화제가 되어왔다.

어린 시절의 철없던 공상이 무서운 현실이 된다는 기막힌 소재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은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훔칠 예정. 제작비 60억엔(한화 약 6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 총 3부작으로 연속 개봉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순정 만화계 대표작 '꽃보다 남자' 역시 극장판으로 오는 11일 국내 개봉, '20세기 소년'과 격돌한다. 일본 TV시리즈로 인기를 모은 '꽃보다 남자'는 시리즈의 출연진이 그대로 가세, 스크린으로 재탄생했다. 마츠모토 준, 오구리 슌 등 최고의 꽃미남들의 출연을 물론, 홍콩, 라스베이거스, 무인도에 이르는 초호화 로케이션을 거쳤다. 일본에서 장기 흥행에 성공한 만큼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지 궁금하다.

9월 18일 개봉하는 영화 '나오코'는 우에노 주리, 미우라 하루마 주연의 가슴 떨리는 첫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아픈 기억을 묻고 마라토너로 성장한 소년과 6년간 그를 지켜온 소녀의 이야기를 맑은 감성에 실어 전달한다.

TV와 무대, 활자를 넘어 스크린 앞으로

브라운관의 인기 프로그램에서 영화로 재탄생한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은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위를 선보일 예정이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극장판 '사랑과 전쟁 : 열두 번째 남자'(감독 곽기원, 제작 베어엔터테인먼트)는 홧김에 맞바람으로 11명의 남자를 만난 주부의 스캔들을 도발적으로 그린다. TV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농도 짙은 정사 신과 부부만의 은밀한 이야기들을 좀 더 깊이 있게 그렸다는 영화사의 설명처럼 농도짙은 베드 신과 노출이 TV와는 다른 묘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오는 10월 개봉을 확정한 '아내가 결혼했다' 역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했다.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인 원작은 발간되자 마자 파격적 소재로 3개월 만에 1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결혼하면 게임 끝이라고 생각한 남자와 다른 남자와도 결혼하겠다고 선언한 여자의 속사정을 담아 결혼과 사랑에 대한 유쾌한 발상 전환을 시도한다. 손예진과 김주혁이 주연을 맡고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를 연출한 정윤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영화 '맘마미아!' 역시 동명의 유명 뮤지컬이 원작이다. 세기의 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영화 속으로 녹여낸 뮤지컬 '맘마미아!'는 아바의 주옥같은 음악과 메릴 스트립, 콜린 퍼스, 피어스 브로스넌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올 하반기 한국영화 기대작 '모던보이'도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를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모던보이'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김혜수와 박해일의 화려한 변신이 기대를 모아왔다. 활자에서 영상으로 재탄생한 영화들이 원작의 탄탄한 완성도를 뛰어넘어 영화만의 매력과 작품성을 선보일지 기대해 봄직 하다.

[사진=영화 공식 스틸]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원작을 넘어선 스크린 '청출어람' 꿈꾼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