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일본서 첫 3연타석 홈런 폭발- 7타점 '앗싸'(종합)

"1군에 복귀하면 뭔가를 보여 주겠다"던 이승엽(32, 요미우리)이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줬다. 3연타석 아치를 쏘아올리며 7타점을 쓸어담았다.

이승엽은 16일 요코하마구장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21차전 경기서 5타석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3안타가 3타석 연속으로 날린 스리런-투런-투런 홈런이었다. 홈런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았음을 만천하에 알리면서 7타점 3득점을 혼자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이승엽이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일본 진출 이후 처음이며, 한 경기에서 혼자 7타점을 올린 것도 일본 진출 이후 개인 최고 기록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9월 7일 한신전에서 한 경기 3홈런(24,25,26호)을 몰아치긴 했지만 3연타석은 아니었다. 또 국내에서 활동하던 시절 두 차례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 역시도 한 경기에 나온 기록은 아니며 두 경기에 걸쳐 이룬 것이었다. 2002년 시즌 최종전(10월 28일 광주 기아전)과 2003 시즌 개막전(4월5일 대구 두산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처음 기록했고, 2003 4월 19일과 4월22일에도 문학SK전과 대구 KIA에서 두 경기에 걸쳐 3연타석 아치를 그린 바 있다.

한 경기 7타점은 지바롯데 시절이던 2005년 7월20일 경기서 5타점을 올린 이래 일본 진출 한 경기 개인 최다타점이다.

첫 번째 타석에서 1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승엽이지만 이는 '태풍 전의 고요' 같은 것이었다.

1-0으로 요미우리가 앞서 추가점이 절실했던 3회초 2사 2루에서 4번 라미레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요코하마 선발 나스노는 거의 고의4구성으로 걸르고 5번 이승엽과의 승부를 택했다. 자존심이 살짝 상한 채 1, 2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이승엽은 나스노의 초구 106km짜리 커브를 그대로 풀스윙, 타구를 우측 관중석에 꽂아넣었다.

이승엽은 14일 복귀전 첫 타석서도 초구를 받아쳐 홈런을 작렬시킨 바 있다.

이어 요미우리가 4회초 두 점을 더 뽑아내 6-0으로 리드한 채 계속된 공격 2사 1루에서 이승엽은 요코하마 두번째 투수 우시다 시게키의 제2구 포크볼(128km)을 다시 힘있게 끌어당겨 빨랫줄같은 라이너 타구로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달아오른 이승엽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9-1로 앞서던 6회초 2사 1루의 4번째 타석에서 요코하마 3번째 투수 아토리의 초구 146km 약간 낮은 직구를 힘차게 걷어올렸다. 쭉쭉 뻗어간 타구는 백스크린 약간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 홈런이 됐다.

가히 폭발적인 기세의 3연타석 홈런이었다. 요미우리가 선두 한신 추격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이승엽의 완전 부활한 홈런포는 앞으로 팀에 큰 활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전반기 내내 홈런 한 개밖에 치지 못했던 이승엽은 14일 2호 홈런에 이어 이날 3, 4, 5호 홈런을 잇따라 작렬시키며 최근 3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9회 한 차례 더 타석에 들어서 4연타석 홈런까지 기대됐지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는 이승엽의 폭발적인 타격에 힘입은 요미우리의 14-1 대승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