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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김형범 딜레마'에 빠지다


김형범(24, 전북)은 K리그 최고의 '프리키커'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김형범표 프리킥은 일품이다. K리그 '프리킥 마술사'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도 안았다. 박주영, 김두현 등 그동안 대표팀에서 세트피스를 전담하던 프리키커들이 명단에서 빠져, 허정무 감독은 김형범을 불러들였다.

허정무 감독은 UAE전을 앞두고 특히 세트피스를 강조했다. 그리고 많은 훈련을 소화하기도 했다. 세트피스 훈련에는 항상 김형범이 있었다. 그만큼 허정무 감독은 김형범의 오른발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김형범의 프리킥은 인상 깊었다. 후반 35분 김형범의 프리킥은 최성국의 머리에 정확히 떨어지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37분 코너킥에서도 최성국의 헤딩으로 연결됐다.

김형범은 현 대표팀에서 '프리키커'라 불릴만한 거의 유일한 선수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김형범을 써야 할지, 쓰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김형범을 경기에 내보내도 문제고, 내보내지 않아도 문제다. '김형범 딜레마'에 빠졌다.

허정무 감독은 14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UAE전을 하루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세트피스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된다. 킥력의 정확도가 세트피스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킥력만 좋다고 경기에 출전할 수는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형범을 두고 한 말이다. 김형범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현 대표팀에서 왼쪽에는 한국 축구의 에이스이자 아이콘인 박지성이 있고, 오른쪽에는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최상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이청용이 있다. 사실상, 김형범이 박지성과 이청용의 벽을 넘기에는 무리가 있다.

허정무 감독의 말대로 킥력만 좋다고 주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김형범은 프리킥을 제외하고는 드리블도, 경기 조율 능력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박지성과 이청용은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현재 김형범은 대표팀 주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다. 박지성과 이청용이 후반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고, 빼어난 활약을 한다면 교체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연습 때 박지성과 이청용에게 킥 훈련을 시켰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왼쪽에서는 박지성이, 오른쪽에서는 이청용이 키커로 나서 연습에 임했다.

그렇다고 김형범의 킥을 썩히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김형범 역시 프리킥에 대한 긍지와 자존심이 있다. 그는 "프리킥은 자신 있다. 대표팀 경기에서 멋진 프리킥을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김형범 딜레마'는 허정무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 허정무 감독은 적절한 타이밍에 김형범을 투입시켜 그의 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내야만 할 것이다. 허정무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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