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이 남긴 것…'신윤복신드롬' '역사왜곡' '민중예술혼'


천재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숨겨진 일화를 다룬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4일 20회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손꼽혔던 '바람의 화원'은 사실 흥행에 있어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평균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람의 화원'은 MBC '베토벤 바이러스'와 '종합병원2', KBS 2TV '바람의 나라'에 밀리며 빛이 바랬다.

그러나 '바람의 화원'은 방영 내내 숱한 화제를 만들어냈을 만큼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역사적으로 많은 기록이 없는 신윤복을 '남장여자'라고 설정한 것부터 시작해 동성애 코드를 삽입하고 역사적 그림들을 영상으로 완벽하게 재현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람의 화원'은 이를 바탕으로 한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과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웰메이드 사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바람의 화원', 한 폭의 그림이 되다

'바람의 화원'의 주인공은 사실 신윤복도, 김홍도도 아닌 '그림' 그 자체다.

'바람의 화원'은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미술 드라마'의 길을 열었다. 그동안 예술을 요구하는 소재들을 다뤘던 드라마들은 많았지만 '바람의 화원'처럼 예술을 부각시킨 드라마는 여지껏 없었다.

"그림이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장태유의 PD의 바람처럼 '바람의 화원'은 실제 그림들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바람의 화원' 마지막회까지 등장한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수만도 모두 31점. 김홍도의 '송하맹송도' '군선도' '대장간' '씨름' 등 14점과 신윤복의 '미인도' '기다림' '단오풍정' '월야밀회' 등 17점이 소개됐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외에도 윤두서의 '자화상', 김조년이 조영승에게 선사한 '사시군방' 등 조선시대 다양한 그림이 곳곳에 배치돼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그림의 단순한 배열이 아닌 정교한 CG와 색다른 편집기법으로 그림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이야기가 있는 그림으로 탄생시킴으로써 극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더했다.

'남장여자' 신윤복, 역사왜곡? 발상의 전환!

대부분의 사극 드라마들이 그렇듯이 '바람의 화원' 역시 역사 왜곡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바람의 화원'이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것은 신윤복이 남장여자라는 설정 때문. 신윤복은 숱한 유명 작품과 명성에 비해 역사적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작가와 연출자의 상상력이 개입될 공간이 그만큼 컸다.

이에 제작진은 처음부터 사실과 허구를 조합한 팩션 장르임을 확실히 했지만 일부 역사학자들은 "드라마의 상상력을 인정한다고 해도 남자인 신윤복을 여자로 둔갑시키는 것은 지나친 설정이다.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역사왜곡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음에도 많은 시청자들은 '드라마는 창작의 자유'라는 의견에 동조했다.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되긴 했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재미를 창출하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드라마를 다큐멘터리가 아닌 드라마 그 자체로 봐야한다는 것.

한편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영화 '미인도'의 흥행이 맞물리면서 신윤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윤복 신드롬'을 만들기도 했다.

결국 제작진의 바람처럼 '바람의 화원'이 드라마를 넘어 시청자와 대중문화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준 셈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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