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장사'에서 '헤라클레스'로 성장을 거듭하며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토종 거포로 활약해왔던 심정수(33, 삼성)가 부상의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고 15년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심정수는 지난 1994년 동대문상고(현 청원고)를 졸업하고 OB(현재 두산)에 입단,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탁월한 힘을 바탕으로 홈런타자가 된 심정수는 타이론 우즈(39. 전 주니치), 김동주(32)와 함께 이른바 '우-동-수'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하며 두산의 '거포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젖히며 존재감을 알렸다.
2001년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뒤 2003 시즌에는 타율 3할3푼5리, 142타점을 기록하면서 홈런은 무려 53개나 쏘아올리는 절정기의 타격 솜씨를 과시하기도 했다.
같은 해에 삼성의 이승엽이 아시아 최고기록인 56 홈런을 터뜨리는 바람에 심정수는 2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한국 거포 타자들끼리의 선의의 경쟁은 한국 프로야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고, 야구팬들을 열광시키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승엽의 일본 진출로 심정수는 '2인자' 꼬리표를 떼게 됐지만 공교롭게도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팀은 삼성이었다. 심정수는 2004년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를 통해 계약기간 4년, 총액 60억원이라는 초대형 FA 계약으로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정작 삼성에 와서 심정수는 부상에 발목이 잡혀 오랜 재활 기간을 보내는 등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고액연봉의 이름값을 못함으로써 '먹튀'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재기에 안간힘을 다한 심정수는 지난해 타율은 2할5푼8리에 그쳤지만 31홈런, 101타점을 올리면서 홈런왕과 타점왕 등 타이틀 2관왕에 올라 골든글러브(외야수)까지 수상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고질이던 왼쪽 무릎 수술을 한 이후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22경기 출장에 3홈런 7타점(타율 .235)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고, 끝내 선수 생활을 접는 수순을 밟게 됐다. 이제 호쾌한 그의 타격을 야구장에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심정수는 프로 15년간 통산 1,450게임에 출장, 1,451안타 328홈런 1,029타점, 타율 2할8푼7리의 성적을 남겼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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