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홍만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르코 크로캅과의 대결이지만 K-1 룰이 아닌 MMA 룰인 터라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최홍만은 지난 23일 드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1일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서 열릴 예정인 '다이너마이트 용기의 힘 2008'에서 한 때 '전율의 하이킥'으로 프라이드를 풍미했던 크로캅과의 일전에 대해 "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일전을 앞두고 최홍만은 "예전의 화려한 크로캅이 아닌 터라 무섭다는 느낌은 없다. K-1 파이터지만 MMA 연습도 해왔고,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파이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최홍만은 "크로캅의 왼발 하이킥은 나에게 닿지 않으며 씨름 경험으로 테이크다운 이후 파운딩 등으로 빨리 경기를 끝내고 싶다"는 전략까지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가 최홍만의 예상대로 풀릴 지는 미지수다. 최홍만은 크로캅전에 대비해 씨름 천하장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라운드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다. 이러한 뻔한 전략은 격투팬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이며 크로캅 역시 최홍만의 속내를 훤히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최홍만이 크로캅의 빠른 스텝을 쫓아갈 수 있는 지 여부다. 접근전에서 테이크다운을 노리는 최홍만에게 크로캅이 클린치 상황을 허용하도록 내버려둘 지가 의문이다. 프라이드 시절부터 스탠딩 타격전을 좋아했던 크로캅이 자신보다 훨씬 큰 상대, 게다가 씨름 베이스인 최홍만과 그라운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은 없다고 과언이 아니며, 결국 크로캅은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으로 거함을 침몰시킬 전략을 세울 게 당연하다.
최홍만이 코웃음친 왼발 하이킥도 실제 경기에서는 충분히 통용 가능하다. 신장면에서 우월한 최홍만을 상대로 크로캅이 넘어질 위험성이 있는 하이킥을 초반부터 사용할 리는 없고, 분명 강력한 미들킥과 로킥으로 최홍만을 외곽에서부터 공략할 가능성이 짙다.
그리고 이런 양상으로 흐를 경우 하체가 무너지고 가드가 내려간 상황에서 불시에 '전율의 하이킥'을 날리면 최홍만이 당할 수 있다. 단순한 신장 차이로 인해 "닿지 않을 것"이라고 평하는 것은 최홍만 혼자만의 자위일 뿐이다.

특히 크로캅의 킥은 무릎 궤적까지는 중단과 상단을 구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대에게 더욱 위력적이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파이터들이 크로캅의 하이킥에 줄줄이 당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강력한 로킥과 미들킥을 맛본 파이터들은 무릎 위까지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는 킥에 반사적으로 아래로 가드하다가 순간 오른쪽 두부에 하이킥을 허용하고는 그대로 링 바닥에 주저앉았다. 특히 철장보다 수비 부담이 덜한 사각의 링에서 크로캅의 공격력은 더욱 날개를 달 수 있다.
객관적인 신장의 차를 감안한 상태에서 크로캅의 왼발이 최홍만의 머리에 닿지는 않는다손 치더라도 실전 경기에서 최홍만이 꼿꼿이 서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최홍만의 테이크다운 여부다. 일단 최홍만에게 붙잡힌다면 아무리 테이크다운 방어를 견고히 한 크로캅이라고 하더라도 스탠딩 상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최홍만이 그라운드로 크로캅을 끌고들어간다면 암바 등의 관절기는 차치하고서라도 극히 단순한 파운딩만으로도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과연 최홍만은 크로캅을 상대로 그라운드에서의 승리를 챙길 수 있을까. 현재의 급격한 체력저하와 느린 스텝으로는 그다지 쉬운 상황은 아닌 듯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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