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과학속으로]생체물질이 에너지로


인간의 수명 연장과 더불어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건강에 관련된 관심이 더욱 증폭되면서, 최근 의학 분야에서는 인체 내에 이식되어 인간의 생체반응을 모니터링 하는 바이오센서, 환부 치료용 나노로봇 등 여러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미세 소자 및 초소형기계부품에 대한 기술의 첨단화와 적극적으로 접목되어 활용되어 홈 헬스케어 분야에 있어서 실제적으로 상용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바이오-마이크로 시스템은 기능을 갖는 부분과 이 부분을 제어하는 주변회로의 온칩(on-chip)화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들 소자의 구동을 위한 에너지원의 개발이라 할 수 있다.

즉, 소자의 크기가 작아진 것에 부합하는 초소형의 전지가 필요한 것이다. 더욱이 21세기 정보통신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개인이 휴대할 수 있게 되어, 몸에 부착 또는 착용하는 개념의 도입으로 초소형이고 용량이 충분하면서 인체에 무해하고 소비전력이 작은 구동에너지원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러한 요구조건에 가장 적합한 동력원의 하나가 바이오 물질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연료전지이다.

그럼 바이오 연료전지가 어떤 원리에 의해 구동되는지 간단히 살펴보겠다. 대부분의 바이오 연료전지는 연료전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연료로 포도당(glucose)을 사용한다.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포도당 산화효소(glucose oxidase: GOx)라는 촉매제를 이용해 포도당의 산화를 촉진시켜 전자를 얻게 된다.

즉, GOx는 전극판에 고정화되어 산화하면서 생성된 전자를 반대 전극에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산화에 의해 발생한 전자는 반대쪽 극에서 환원되어 물이 생성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전지의 기능이 구현된다.

이와 같이 바이오 연료전지는 몸속에 무한히 존재하고 있는 혈액 속의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혈관 속을 돌아다니며 병균과 싸우는 임무를 수행하거나 필요한 약물을 상처부위로 가져가 치료하는 역할이 가능한 나노로봇의 전력원으로써 크게 활용될 수 있다.

더욱이 인체와의 친화성이 있어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의 전원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박막 형태의 개발이 가능하므로 스마트카드나 RFID 태그, 바이오-마이크로 시스템 및 각종 MEMS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형 전지인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이 가능한 바이오 연료전지 개발에 있어서 난제는 무엇인가? 먼저 전원용량(power density, 전극의 면적당 전원 발생 효율)에 있다.

예를 들면 포도당을 산화시키는 데 사용되는 촉매제인 GOx가 평평한 면에 균일하게 단일막으로 고정화될 경우 효소의 밀도는 약 0.27㎍/㎠이고 이 양에 의해 계산되어진 전류밀도는 0.2mA/㎠이다.

한편 포도당의 산화반응은 자연계의 광합성의 역반응으로 1당량의 포도당과 6당량의 산소 간에 총 24 전자가 이동하는 반응이다. 이 반응을 이용하는 연료전지는 이론적으로 최대 1.24V의 기전력이 얻어진다. 따라서 바이오 연료전지의 전원용량은 0.2mW/㎠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바이오 연료전지가 상용화되어 다른 전지와 경쟁력을 가지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문제들 중 용량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것이다. 용량의 증가를 위해 대표적으로 시도되어지고 있는 방법으로는 나노입자, 나노구조체 혹은 다공성 물질을 이용하는 경우이다. 이들 방법은 대부분 GOx를 전극에 많은 양을 고정화시킴으로써 용량을 증폭시키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연료인 포도당 또는 산화제의 활성부위의 확산, 분리막을 통과하여야 하는 양성자, 전극과 촉매제 사이의 확산 등에 관련되어 발생되는 전자의 전도도 문제이다. 전자 전달 메커니즘의 정확한 이해를 통해 물질의 산화환원 활성부위를 막 근처로 이동시켜 전류장벽을 낮춰 터널링 전류(tunneling current)를 증가시켜 전류밀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효소의 안정성과 관련된 수명시간(lifetime)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수명시간을 결정하게 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촉매제 등으로 이용되는 물질이 주변 환경에 의해 변질되어지는 자체의 문제이다. 이로 인해 보통의 바이오 연료전지는 수 일 정도의 수명시간을 유지할 뿐이다.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는 수명시간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공학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효소의 안정성을 도모하여, 수 주간 유지되었다는 보고도 나온 바 있다.

바이오 연료전지의 개발에 대한 대표적 성과로는 2007년 8월에 일본의 소니사가 포도당을 효소로 분해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바이오 전지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이용하여 메모리 타입의 워크맨과 패시브형 스피커로 음악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소니사가 개발한 바이오 전지의 주요 사양은 최대 출력 50mW, 외형 크기가 폭 39mm, 높이 39mm, 길이 39mm이며, 몸체를 뺀 전지 부분의 실제 용량은 약 40cc이다. 포도당 용액과 산소 등의 반응 물질을 자연 확산을 통해 전극에 공급하는 패시브형 바이오 전지로써는 세계 최고 출력을 실현한 것이다.

바이오 연료전지의 출력이 수 mA/㎠, 수 mW/㎠수준이 되고, 수명시간의 해결, 또 전지 단위의 적층기술의 발전 등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있는 전지가 탄생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을 할 수 있다.

특히 인체와의 친화성을 가진 바이오 물질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생체적합성이 있으므로 체내 삽입형 각종 전자기기의 전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들로 인해 선진국에서는 바이오 전지 개발이 큰 활기를 띄는 상황에 비해 국내의 연구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어 시급한 개발이 요구된다.

/고의관 박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서울센터 나노환경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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