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막말과 욕설, 그리고 해당 제작진의 사과가 하루가 멀다하고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신정환은 20일 KBS 2TV '상상플러스'에서 방송 중 욕설을 내뱉은 것이 그대로 전파를 타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급기야 사태가 커지자 제작진은 부랴부랴 사과를 전했고 신정환 역시 해당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시청자들의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김구라는 지난 17일 방송된 MBC '명랑히어로'에서 '홍석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김구라는 게스트로 출연한 탤런트 이영은이 "남자분이 T자 모양의 수영복을 입은 것을 봤다"고 말하자 "석천이 아니야. 석천이 가끔 T입고 가끔 그럴지도 몰라"라는 말을 해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김나영은 문희준에게 "아이돌 치고 못 생겼다"고 말을 해 항의를 받고 방송을 통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일비재한 연예인들의 욕설과 독설은 현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와 궤를 함께 한다.
토크쇼에서는 거친 입담이 대세다. 자극적인 발언이어야만 편집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패널들은 '튀는' 발언을 일삼는다. 상대를 인신공격하는 것은 '튀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막말이 난무할 수 밖에 없다.
우후죽순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문제다. 다체제 MC를 내세우다보니 프로그램 주제와 상관없는 엇갈린 행동과 발언이 허다하다. 의미는 없고 재미만 찾다보니 진행자들은 말장난에 몰두한다. 진행자의 본분과 자질은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다.
어느샌가 출연자들 사이에서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예의'를 차리는 것은 구식이며 거친 입담만이 대세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트렌드를 따라가려다보니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반말과 비속어가 난무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방송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거친' 프로그램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것. 연예인들의 욕설에도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 수 있지' '다른 연예인들도 다 그러는데 편집되는 것 뿐'이라며 관대함을 보인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최근들어 연예계 내부에서도 안타까움과 더불어 반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S '박중훈 쇼 대한민국 일요일밤'을 진행하고 있는 박중훈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는 요즘 토크쇼들이 너무 무례하며 그것이 트렌드인양 굳어지고 있는 것이 속상하고 안타깝다고 말한 바 있다.
박중훈은 "딱 꼬집어 어떤 방송이라고 이야기하기보다 지금의 토크쇼는 초대 손님에게 무례하다. 초대 손님의 멱살을 잡고 이야기를 털어놓으라고 하는 격이다. 그렇게 해서 초대 손님이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 마치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양 착각하고 무례한 행동을 반복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최근 생활개그로 사랑받고 있는 최양락은 "풍자와 인신공격의 차이부터 인지해라. 당하는 사람도 웃어야 진짜 개그다"라고 충고해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솔직함과 친근함이 도를 벗어나 '꼬집고 할퀴는' 위험한 수위까지 올라간 예능프로그램, 그리고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해 애쓰는 연예인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욕설(독설)-사과-욕설-사과'의 행태는 끊임없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자기 반성없이 더 독해지고, 더 자극적으로 변하다보면 어느 순간 우리 방송은 되돌리기 어려운 극한 수위에 도달할 지도 모를 일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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