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판에서 전지훈련 중인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의 올 시즌 등번호가 하나둘씩 정해지고 있다.
롯데 구단 프런트에 따르면 새 등번호를 배정받고 가장 큰 감격을 나타낸 선수는 바로 투수 김사율(29)이라고.
김사율이 올 시즌 새로 달게 된 등번호는 '34번'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동료 투수 이용훈(32)이 달고 있던 번호다.
'34번'을 물려받은 김사율은 고교시절(경남상고)부터 34번을 사용했다. 지난 1999년 롯데에 1차 지명을 받은 후 등번호 '34번'을 원했으나 당시 최고의 용병타자였던 펠릭스 호세가 강력하게 34번을 주장하는 바람에 김사율은 일단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지난 2003년 김사율은 그 동안 원했던 34번을 달 기회가 생겼지만 당시 SK에서 건너온 이용훈이 평소에 자신이 쓰던 34번을 달고싶어 해 다시 내주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김사율은 프로 입단 후 34번을 안타깝게 놓친 뒤 군 복무를 하게 됐다. 전역 후 다시 34번을 생각해보았지만 그 때도 이 번호를 원했던 선수가 2명이 또 겹쳤다고 한다. 바로 김사율에게 아픔(?)을 안겼던 이용훈과 호세였다.
롯데에 다시 입단한 호세는 역시 34번을 요구했지만 그 동안 이 번호를 쓰고 있던 이용훈이 양보하지 않자 결국 99번을 달고 뛰었다.
다시 몇 년이 지난 뒤인 지난해 2월 22일, 이용훈이 첫째 아이를 낳으면서 이 날을 기념하고자 올 시즌부터 등 번호를 '22번'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주인이 없어진 '34번'은 결국 10년의 세월을 거쳐 김사율에게 돌아왔다.
한편, 은퇴한 염종석의 68번은 손아섭(옛이름 손광민)이 기존의 99번을 버리고 차지했으며, 정보명도 4번에서 '0번'으로 바꾸었다. 이밖에 군 제대후 복귀한 이정민은 '11번', 나승현은 하준호에게 29번을 물려주고 본인은 '51번'을 달고 올 시즌을 맞을 예정이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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