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 최동환, '고비의 2이닝' 지켜내다

18일 LG-KIA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 만난 허구연 MBC 야구해설위원은 KIA 벤치를 찾아 조범현 감독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넸다.

KIA 신인 내야수 안치홍이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데 대한 덕담과 함께 상대팀 LG의 신인투수 최동환도 좋은 선수라는 얘기를 한 것.

이 최동환이 이날 KIA전에서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투구로 팀 승리의 중요한 허리 역할을 해냈다.

최동환은 팀이 5-1로 앞선 가운데 맞은 6회초 KIA 공격 때 무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발 최원호가 5회까지 1점만을 내준 채 KIA 타선을 잘 틀어막다가 6회 들어 선두타자 나지완 볼넷, 김선빈 좌익수 오른쪽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를 만들자 김재박 감독은 일단 김경태로 투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김경태는 볼 2개만을 던지면서 김원섭을 몸에 맞은 볼로 내보내 무사 만루로 위기를 키웠다.

그러자 곧바로 팀 불펜 투수 중 최다경기 출장을 하고 있는 신인 최동환을 시즌 10번째로 마운드에 올려세웠다.

4점 차로 앞서고 있긴 했지만 KIA 의 상위타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위험한 순간이었다. 최동환은 마운드에 올라 첫 상대로 '베테랑' 이종범을 만나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희생타가 돼 3루 주자 나지완이 홈을 밟아 KIA는 1점을 뽑아내며 2-5로 따라 붙었다.

그렇지만 아웃 카운트를 하나 잡아낸 최동환은 여전히 계속된 1사 1, 3루 실점 위기에서 이현곤을 3루수 병살 타구로 유도해 불을 끄는 데 성공했다.

최동환이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넘겨주자 이후 LG는 6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2점을 추가하면서 점수차를 7-2로 벌려 승리를 다졌다.

최동환은 7회초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최희섭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면서 불안감을 던졌지만 다음 타자 이재주를 볼 카운트 2-3에서 바깥쪽 스트라이크로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 순간 1루에 있던 최희섭이 2루로 뛰다가 포수 송구에 걸려 아웃까지 되면서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들었다.

위기를 넘긴 최동환은 김상훈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내주었지만 한결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 안치홍을 3루수 땅볼로 잡아 7회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과정에서 3루수 정성훈이 바운드가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아준 것도 최동환을 도왔다.

불펜진이 취약한 LG 마운드에서 18일 경기까지 팀이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10번이나 마운드에 선 최동환은 이날 2이닝 무실점 호투로 홀드를 하나 챙겼다. 시즌 성적 1승1패, 2홀드를 기록하게 됐다.

최동환은 경기 직후 "별 생각없이 그냥 잘 막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직구와 슬라이더 등 2종류의 공을 가지고 던졌으며, 어려운 타구를 수비수들이 잘 도와줘 위기를 막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동환은 "시즌 개인 목표는 아직 세운 것이 없으며, 일단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이바지하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신인왕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