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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뭘 비꼬나 쉽게 받아들일 줄 알았다"(일문일답)


최근 잇단 발언 파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가수 신해철이 인터넷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장을 밝혔다.

신해철은 22일 오후 4시부터 포털사이트 야후 코리아의 'TV라이브-진중권의 이슈 in 이슈'의 '마왕 신해철, 독설인가 궤변인가' 편에 출연, 진중권 교수와 생방송 대담을 나눴다.

신해철은 "당초 이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정했을 때에는 북한 미사일 발언 등이 없을 때라 대담에 임하는 입장이 난처하다. 하도 욕을 먹어 죽음을 맞아도 부활이 가능할 정도"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진중권, 이하 진)시절이 하수상한 지금 라이트코리아 등으로부터 국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는데 두렵지 않나.

▶(신해철, 이하 신)나보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 힘 가진 분들이 무리수를 두는 시절이라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글에서 얻은 건 왜곡 전달 됐음에도 불구하고 '만일 당신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당신의 생각이 탄압을 받는다면 당신을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저를 집어넣으면 사식이 많이 들어올 것 같다. 불고기, 닭고기 사식을 교대로 넣어주면 된다.

-(진)송영선 의원의 비판에 천황에게로 가라고 대꾸했다. 그렇게 말한 의미나 이유는 무엇인가.

▶(신)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데, 오는 말이 너무 저질로 와 저질로 받아쳤다. 뒤틀리고 비비 꼰 제 발언은 저질이었다. 짜증나게 볶아 대는데, 북한이라는 대상에 대해 어떻게 우리가 생각해야 하냐에 대한 새로운 의견과 시각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냉전 반공 이데올로기로 고정하는 건 안 된다. 북한의 국체를 인정하는 것과 김정일 통치를 정당하게 본다는 것은 다르다.

-(진)'경축 북한 미사일'은 좌파 관점에서도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보는데.

▶(신)문장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사람의 생각이 이뤄졌을 때 좌냐 우냐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다. 전체는 코믹이다. 일일이 비꼬고 있는 얘기를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면 말이 안된다. 난 '얘가 뭘 비꼬나'를 쉽게 받아들일 줄 알았다.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너무 호들갑을 떤다.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것은 문제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보는지, 국제법은 어떻게 되는지, 무기로 성립되는 건지 등은 없이 공포 분위기를 주입하고 있지 않나. 우리 국력이 이 정도 되면 여유 있게 관측해보고 미국 일본의 비난에 따라갈 게 아니라 자세 잡아보자는 얘기다.

우리의 호들갑은 일본도 박수칠 일이다. 일본의 군국주의에 구실을 줘 우리에게 손해다. 핵무기 보유와 관련, 핵에 관한 국제조약은 불평등하다. 우리는 제한 당하고 입에 재갈 물린 상태에서 옛날 얘기만 하고 있다. 50년전 패러다임을 바꾸기 바란다. 문장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여 해석하지 말기 바란다.

-(진)경직된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지적의 퍼포먼스였다면 방식이 깔끔하지 못했다. 실패한 퍼포먼스가 아닌가.

▶(신)제 직업이 록밴드다. 세계적으로 로커는 노이즈를 일으키는 것이다. 깔끔하고 정제되고 효과적인 걸 원하면 제가 왜 그걸 해야 되나. 난 음악하는 사람이다. '왜 음악만 안 해' 라고 묻는다면 '내가 먹고 자고 싸고 살고 생각하는 전체가 음악이다'고 말하고 싶다. 난 입 닥치고 음악 하고 있다. 그래도 숨은 쉬어야 하기에 잠시 글을 쓴 거다. 그 날 네 줄 쓰는데 30초 걸렸고, 17시간을 음악을 했다. 내 홈페이지 좀 내버려두고 무시해주고 그 관심 의 15%만 음악에 돌려달라.

-(진)내년 쯤 오판이었다고 후회할 수도 있나.

▶(신)그럴 수도 있다. 미래의 일은 장담 못하니까. 내 의도와 달리 세상에 잘못된 영향을 끼친다면 반성도, 사과도 가능하다. 내가 하는 말이 진리고 변치 않는다고 생각 안한다. 오히려 나 역시 배우고 있는 중이고 생각이 바뀌는 중이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학습하고 배워나가고 있다.

-(진)프라이빗한 공간이 퍼블릭화되기 바라는가. 공적으로 알려지기 바라는가.

▶(신)나는 음악으로 충분한 명예를 얻은 사람이다. 그 외에 사회적 이슈에 끌어 당겨진다는 느낌이다. 내가 주도한 게 아니라 끌어당겨진 느낌.

생각이 다르고 행간을 읽는다면 '반공 이데올로기는 안 된다'는 걸 공유하기 바라는 '신해철닷컴'이라는 좁은 커뮤니티 안에서의 발언으로 볼 줄 알았다. 하지만 4대 일간지가 타이틀로 기사를 뽑는 건 당혹스러웠다.

난 음악 하는 사람이다. 무엇도 음악과 바꾸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미 배보다 배꼽이 커져버린 상황이다. '대가리' 안 숙인다고 칭찬해줘 감사하지만 음악만큼은 포기 못한다. 신해철닷컴을 닫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런다고 닫힐까?

-(진)자신의 말 한 마디가 사회적으로 일으킬 반향을 예상했나.

▶(신)이렇게 시끄러울 지는 예상 못했다. 이 정도면 나도 피곤하다. 라디오 진행할 때는 이런 것들이 나뉘어졌는데 몇 주에 한번씩 글 올리는 거 이거 잡아채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더 큰 맥락들을 보기보다는 말싸움이 되는 것 같다. 샅바싸움을 많이 하면 피로하듯 피로함을 느낀다.

다만 인간 대 인간으로 말 걸어준 분들에게는 잘 듣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양아치들 쳐내고 문전 정리한 후 그 분들과 얘기하려면 기회가 없더라. 독불장군 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듣는데 공부하고 반성한다. 듣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 '그 때 내 생각, 말은 잘못이었다' 생각되면 즉각 사과하겠다. 그런 게 편하다. '아닌 것 같다' 그러면 너무나 다 용서된다. 열심히 공부하겠다.

-(진)대부분 연예인들은 공격을 받으면 사과하거나 오해다 하면서 지고 들어가는데 신해철은 받아치는데 방어 방식이 공격적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신)감정적 반성은 필요하다. 피해의식이 어려서부터 있었다. 뮤지션이라 생각했는데 연예인으로 보더라. 왜 우리 연예인은 굽신거리나, 군림을 원하는 게 아니라 친구나 동일한 인격체로 안 대해줘 정신과 치료를 2년 받기도 하고 음악을 그만둘까 고민도 했다. 한 의견의 내용이 아니라 연예인 나부랭이가 하는 논조가 풍기면 반사적으로 심하게 치고 나간다. 애 둘이 있고, 좀 더 어른스러워지고 싶은데 잘 안된다.

-(진)학원 광고 문제로 비난에 직면했다. 실망이란 의견도 많다. 방향을 예측 못했나? 그 의미는?

▶(신)하나의 계기가 돼서 사교육과 공교육을 토론하는 분위기가 되고 다양한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결국 신해철의 인격, 일관성이 있냐 없냐로 인간을 평가하는 자리로 끝났다.

내게는 그래도 상관 없다. 난 음악하는 사람이지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진지한 대화의 장으로 못 갔고, 그 대응도 내가 인격적으로 못했다.

-(진)'돈이 필요해서 그랬다'며 사과했다면 어땠을까.

▶(신)니들이 얼마나 판을 안 사주면 사교육 광고에 나가니 하고 말인가. 케이블 프로그램에 나가 20년 연예인 생활에 남은 건 빚 20억이라고 했더니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물론 인디밴드 음반 제작 빚이 20억으로 늘었지만, 광고 시점엔 갚은 상황이었다.

돈이 필요하면 예전 소녀팬들이 업소 올 때도 됐으니 내가 지방 업소 두 군데만 돌고 와도 학원 광고 세 배는 번다고 본다. 나, 돈에 부들부들 안 한다.

-(진)사교육을 비난한 적은 없더라. 하지만 대중들은 신해철의 개혁적인 이미지와 관련, 사교육을 비판하리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신)공교육 없는 시대가 10년 내로 온다. 사교육 간 기업의 경쟁이 생겨 거대해지고 인터넷 등과 결합하면, 미래에는 극빈층도 싼 가격으로 사교육을 제공받는 시대가 온다. 공교육은 지식 전파 외에 국가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약점이 있다. 미국도 인터넷을 통한 홈스쿨링이 대단하더라. 우리 교육이 언제 인성 교육, 전인 교육 했나. 감화시켰나. 내겐 '공교육 트라우마'가 있다. 공교육은 너무 때렸다. 물론 공교육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보완해주는 사교육과 균형이 잡힌다면 저도 좋다.

난 삐딱이 역할이다. 시간을 통해 입증할 문제다. 교육에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노력하나 지켜봐주기 바란다. 미사일 얘기는 무시하기 바란다. 우리 아이도 일반적 초등학교는 안 보낼 것이다. 대안 학교를 찾고 있고 홈스쿨링이라도 할 것이다.

-(진)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지금 심정은?

▶(신)좋진 않지만 지켜볼 것이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숲을 지날 때 는 숲 모양을 모르지 않나. 비판적 지지도 소신이다. 득과 실이 있지만 긍정적이라 본다. 한 정권에서 다 되는 건 아니고 기틀을 마련하는 시간을 거쳐야 한다. 판검사와 삿대질 한 것 등 권위주의 해체는 가치가 있다. 노무현은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했고, 그가 해서 얻은 건 간직하자.

조이뉴스24 박재덕 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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