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희 형님 고마워요~'
삼성 안지만이 팀 선배 김창희에게 거하게 한 잔 사야 할 판이다. 우익수로 출장한 김창희가 호수비를 펼친 덕에 대량실점을 막았기 때문이다.
안지만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등판해 위기를 맞았지만, 야수의 수비로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최종성적표는 6.1이닝 4피안타 3볼넷 3실점(2자책). 1-3으로 뒤지던 7회초 1사 이후 조현근에게 바통을 넘겨 승리투수의 조건은 놓쳤지만,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나름 제 역할은 해냈다.
에르난데스가 복귀할 경우, 선발 자리를 내주고 중간계투로 원대복귀가 유력한 안지만으로서는 이날 선동열 감독에게 다시 한 번 믿음을 주는 투구를 펼쳐야하는 입장.
물론 시작은 순조로웠다. 안지만은 1회초 SK 톱타자 정근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박재상과 박정권마저 범타로 잡아내 깔끔하게 일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곧이은 2회초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주자를 내보내면서 부담을 느낀 안지만은 급격한 제구력 난조를 보였고, 최정에게 중전안타, 정상호에게 볼넷을 연거푸 허용, 순식간에 무사 만루의 궁지에 몰렸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공을 뿌렸지만 안지만은 박재홍에게 중견수희생플라이를, 나주환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2실점하고 말았다. 그리고 여전히 상황은 1사 1,2루. 자칫하다가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벼랑 끝에서 안지만은 진땀만 흘릴 뿐이었다.
하지만 김창희의 멋진 호수비가 안지만을 되살렸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박경완의 우익수쪽으로 휘는 타구를 김창희가 전력질주하면서 멋들어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것. 2루주자 정상호는 당연히 안타로 판단하고 홈으로 냅다 뛰었지만, 김창희는 그대로 2루로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늘려 위기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이후 안지만은 3회초와 4회초 6타자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쾌조의 피칭을 이어갔으니, 야수의 호수비 하나가 투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 지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한편, 안지만은 5회초 1사 3루서 박경완의 타구를 플라이 처리한 중견수 박한이가 홈 송구한 것을 포수 진갑용이 무릎 사이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해 1점을 더 내줬지만, 자책점은 아니었다.
조이뉴스24 /대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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