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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동' 두산과 김경문 감독의 씁쓸한 웃음


"주전 선수 5명이 빠졌네, 허허..."

지난 7일 롯데와의 시즌 8차전이 열리기 직전 잠실구장 1루측 덕아웃. 김경문 감독은 자조섞인 웃음을 띠고 있었다. 엔트리를 짜면서 고민을 했지만, 김동주(왼팔꿈치 통증)와 최준석(오른허벅지 통증)을 출장시키기에는 이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행여나 출장을 강행하다 잔부상이 악화되기라도 하면 큰일이기에 결국 김경문 감독은 이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이렇게 되니 두산의 선발 엔트리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개막 직후와 비교하면 9명 중 5명이 바뀌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종욱 대신에는 신인 정수빈이 들어갔고, 고영민의 자리 역시 오재원이 나섰다. 김동주와 최준석의 공백은 이성열과 유재웅이 채웠고, 최승환 대신에는 용덕한이 포수마스크를 썼다.

물론 선수층이 두텁기로 유명한 두산이기에 현재 2위(7일 경기 전에는 1위를 지키고 있었다)를 유지하며 흔들림없는 강자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김경문 감독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갈 지경이다.

문제는 결국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 있다는 점이다. 이종욱은 턱골절로 후반기 복귀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고, 백업 내야수로 나서던 김재호마저 이종욱의 부상 책임에 시달려 심리 치료까지 받았다. 현재는 많이 나아진 상태지만 김재호 역시 한 동안 2군에서 마인드 컨트롤 기간을 가져야할 처지다.

1루 베이스를 잘못 밟아 발목이 접질러진 고영민도 복귀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최승환도 지난달 17일 잠실 삼성전(더블헤더 1차전)서 강봉규와 부딪치며 좌측 무릎 인대를 다쳐 7월이나 돼야 복귀가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김동주와 최준석의 몸 상태까지 좋지 못하니 김 감독으로서는 걱정이 태산인 것이다.

게다가 지난 5일 잠실 롯데전에서 이원석이 홈으로 파고들다 포수 강민호와 부딪쳐 구급차로 이송되는 불상사마저 겪은 김 감독은 '부상 노이로제'에 잠까지 설칠 지경이다. 한두 명도 아니고, 줄줄이 부상으로 실려나가니 감독 입장에서는 매이닝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게 됐다.

물론, 주축 선수들이 자리를 비워도 선수 수급에 있어 '화수분'같은 두산은 아직까지 그 명성에 걸맞는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 전력으로는 장기 레이스에서 주력 선수들의 공백을 모두 메울 수가 없기에 김 감독의 한숨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롯데전에서 5안타 영봉패를 당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

김 감독은 평소 주전과 비주전이 차이를 명확히 구분짓는 스타일이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는 주지만, '정수빈'으로 '이종욱'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할 정도로 주전급 선수들의 레벨에 대해서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자조섞인 웃음을 띠고 있는 김경문 감독. 여전히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이지만 김 감독의 웃음 뒤에는 향후 치열한 경기 일정에 대한 근심으로 가득 차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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