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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韓 봅슬레이의 '무한도전'은 계속된다


2008년 1월 아메리카컵 2차대회 동메달에 이어 지난 4월 2008-2009 아메리카컵 7차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두 시즌 연속 시상식대에 오른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공개 선발전을 통해 부족한 선수를 채웠고 감독 겸 선수로 활약했던 강광배(36, 강원도청)는 스스로 감독직을 물러나는 대신 최근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우크라이나 출신의 알렉산드르 스트렐트소프(34)와 안드레이 티카추크(28)를 코치로 영입해 기술 향상을 꾀하고 있다.

◆ 태극마크 꿈을 위한 전향

"태릉선수촌에서 봅슬레이 선수로서 운동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원반던지기는 추억으로 남기고 봅슬레이에 제 인생을 걸어볼 겁니다."

선수촌내 웨이트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박범수(20)는 전직 원반던지기 선수로 대표팀 상비군에 오르고 전국체전 2위까지 차지했지만 올림픽 출전의 꿈은 그저 꿈에 불과했다.

선수부족을 걱정한 대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은 지난 5월 공개 대표선발전을 열었고 전현직 운동선수들이 참가해 테스트를 받아 4명을 선발했다. 박범수도 그 중 한 명. 자신의 미래를 봅슬레이에 걸어보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전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와 올림픽 출전이 꿈이잖아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큰 욕심 내지 않고 내년에 안 되면 그 다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박범수는 올림픽 출전을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인생을 걸겠노라 당찬 포부를 덧붙였다.

◆ 국내에서 가능한 건 오로지 체력훈련

선발전을 통해 4명의 새 얼굴이 가세하면서 봅슬레이 6명, 스켈레톤 4명 등 대표팀 인원은 총 1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정작 분신과도 같은 썰매는 찾아볼 수 없다.

작년 대회까지 썰매가 없어 주최측으로부터 빌려 출전했던 눈물겨운 세월을 뒤로 한 채 지금은 어엿한 대표팀 전용 봅슬레이를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남겨 놓고 돌아왔다.

이동에 소요되는 경비도 엄청나지만 무엇보다 국내에는 스타트 연습장이 없기 때문에 가져올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대표팀은 7월 중순 썰매가 있는 곳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선수촌에 입촌해 있지만 하루는 웨이트, 하루는 운동장 트랙을 얼음 위라고 생각하고 전력질주하며 기록을 체크할 뿐 가장 필요한 기술훈련은 불가능하다.

◆ 진짜 봅슬레이 선수 맞나?

"TV 에서만 봤던 생소한 종목이었는데 직접 타볼 기회가 아직 없었기 때문에 어떤 느낌일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그래요."

새내기들은 아직 봅슬레이를 본 적도 타본 적도 없기 때문에 직접 시승했을 때의 느낌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조영삼(25, 수원대 사회체육학과)은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이라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 놀이기구보다는 훨씬 더 짜릿하고 스릴 있을 것"이라며 어렴풋하게 봅슬레이를 탄 자신을 상상했다.

또 3년차 송진호(25, 강원도청)는 스타트 라인에 서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힘껏 밀어 빨리 스타트를 끊느냐만 생각하죠. 제 역할이 미는 거니까 열심히 밀 뿐입니다. 늘 긴장되고 조심스럽죠. 한 번 시작하면 어찌되었든 끝까지 내려와야 하는 것이 봅슬레이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뒤집어져도 내려와야 끝나는 거잖아요. 위험요소를 먼저 생각하면 절대 탈 수 없어요."

◆ 봅슬레이 선수의 조건

순식간에 뿜어내는 근력으로 썰매를 밀고 동시에 빠른 발로 뛰어 나가는 순발력이 필수인 봅슬레이는 세계적으로 전직 육상 선수들이 선수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 등 투척종목은 봅슬레이가 요구하는 운동 능력과 일치하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강광배는 새내기들이 당장은 어렵지만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전문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봅슬레이에는 드라이버(조정자)와 브레이크 맨(제동자), 푸셔(4인승에서 2, 3번째 탑승하는 선수)로 역할이 나눠지는데 이미 드라이버를 맡고 있는 강광배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봅슬레이가 기록을 단축해 세계 상위권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팀 전원의 스피드 향상이 요구된다. 그 중에서도 브레이크맨의 테크닉이 부족한 것이 문제점으로 대두되면서 이것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는 17개국 30개 팀이 출전한다. 세계 랭킹 17위권 안에 들거나 혹은 아시아 1위를 차지해야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아시아 라이벌은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치른데다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30여개의 팀을 갖고 있는 일본이다.

"일본하고 우리하고 비슷비슷해요. 우리가 17위, 일본이 15위거든요. 0.1초차로 순위가 달라지는 경기라 알 수 없죠. 일본도 긴장할 겁니다. 실력만 따져 본다면 (우리가)결코 밀리지 않거든요."

3년차인 이진희(25, 강릉대)는 한국 봅슬레이가 일본을 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정확히 반반이라며 '타도 일본'을 외쳤다.

대표팀은 해외전지 훈련을 다녀온 뒤 9월에 최종 선발전을 치러 올림픽에 나설 정예 멤버를 구성한 다음 10월부터는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랭킹 포인트를 쌓을 계획이다.

한국 봅슬레이의 원대한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사진=대한 봅슬레이 스켈레톤 경기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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