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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개그야', 3년 7개월의 영광과 좌절


MBC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가 끝내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펴지 못하고 오는 27일 164회를 끝으로 3년 7개월만에 막을 내린다.

'개그야'는 2006년 2월 16일 신설됐다. 많은 인기를 누리던 KBS 2TV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추격하기 위한 후발 주자로 뛰어든 것.

많은 인기를 얻으며 전성기를 누린 적도 있었고 실력 있는 신인을 발굴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번 추락한 '개그야'의 부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박준형, 정종철 등 인지도 있는 개그맨들이 투입되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데는 실패했다.

수차례 실험에도 시청률 면에서 고전한 '개그야'는 끝내 시청자들과 안녕을 고하게 됐다. MBC의 공개 코미디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김미려, 정성호, 조원석 등 신인 발굴…시작은 화려했다

'개그야'의 출발은 화려했다. 기존 유명 개그맨 없이 신인들을 대거 기용한 '개그야'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신선함으로 승부를 띄웠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허영 넘치는 사모님 캐릭터를 주축으로 우리 사회의 현 세태를 풍자한 '사모님'과 사제 커플을 내세운 '주연아', 최민수를 패러디한 죄민수 캐릭터를 앞세운 '별을 쏘다' 등의 인기에 힘입어 초반 전성기를 누렸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김기사, 운전해~ 어서~", "열라 짬뽕나", "아무 이유없어", "쑤레귀" 등이 유행어가 됐고, 김미려와 정성호, 조원석 등 걸출한 스타를 배출해냈다. 그 해 겨울(2006년) MBC MBC 연예대상에서 '개그야' 팀이 상을 휩쓸었을만큼 그 영광은 화려했다.

◆박준형, 정종철 등 '역전의 용사'들, '개그야'서는 속수무책

그러나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인기 코너들이 막을 내렸지만 이를 대신할 힘을 가진 코너는 눈에 띄지 않았다. 영광의 주역이었던 김미려 등도 '개그야'를 떠났고 시청자들의 외면이 시작됐다.

심야 시간대의 한계와 더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선배 개그맨들의 부재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개그야' 제작진은 KBS '개그콘서트'를 이끌었던 박준형과 정종철 오지헌 등과 '리마리오' 이상훈 등이 '개그야'로 전격 영입하는 등 돌파구 찾기에 고심했다. 폐지가 결정되기 전까지 심현섭, 이혁재, 김미려 등도 꾸준히 투입하며 마지막 날개짓을 위한 안감힘을 썼다.

물론 한계로 지적되었던 심야시간대에서 일요일 4시로 방송 시간대를 이동하기도 하는 등의 실험도 계속 됐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시청률은 4%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채 폐지라는 통보장을 받아들였다.

◆'개그야' 실패 이유?…'창의성이 없다'

'개그야' 실패 이유는 간단하다. '개그야'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했고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그야'의 전성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창의성은 어느 순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개그야'는 대중적 공감대를 빠른 시일 내에 형성하기 위해 숱한 패러디 코너를 만들었다. '무완도전'과 '덕만과 선덕여왕' '가슴팍도사' '우리 결혼했어요' 등이 그것들이다.

당시 '개그야' 제작진은 "같은 코미디라도 패러디물을 더 친숙하게 느낀다. 시청자들에게 빨리 친숙하게 다가가야 하므로 기왕이면 센 약을 처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의 말처럼 시청자들의 눈에 익기는 쉬울지 모르나 그만큼 금방 식상해지고 질리는 시간도 빨랐다. 심현섭은 '가슴팍도사'로 강호동을 흉내내고, 김미려는 미실 고현정을 흉내내고 있다. '제2의 사모님'은 애당초 탄생할 수 없는, 태생의 한계가 분명한 코너들이 재생산됐던 셈이다.

박준형과 정종철, 오지헌 등도 '개그야' 스타일의 개그와 조화를 전혀 이루지 못했다. 여전히 시청자들은 그들을 '개그야' 출연 개그맨이 아닌 '개콘' 출신의 개그맨으로 기억했다.

'개그야'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급함에 헤매고 있을 때 경쟁 방송사들은 더 실험적인 코너를 만들고 새로운 스타를 속속 배출하고 있다.

그 원동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힘차게 돌아가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는 지금, '개그야'는 서글픈 폐지를 맞게 됐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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