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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후의 신인상 수상에 최순호 감독은 왜 울었을까


[2009 K리그]강원FC 최순호 감독, 김영후의 수상 소감에 눈물 훔친 사연

'2009 쏘나타 K리그 대상' 신인상 수상자로 신생팀 강원FC의 '김영후~'가 호명되자 구단 관계자들의 박수와 서포터 나르샤의 환호성이 시상식장에 가득 울려 퍼졌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단상에 오르는 김영후의 뒤로 축하 꽃다발을 든 이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2006년 K리그 2부 격인 내셔널리그에 데뷔, 19골 4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할 당시보다 훨씬 많은 꽃다발이 그의 품에 안겼다.

수상 소감에서는 그의 고생담이 절절하게 묻어나왔다. 김영후는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스쳐가는데... K리그 드래프트에서 실패하고 내셔널리그로 가게 됐지만 언젠가 K리그 갈 수 있다는 꿈을 잊지 않았다. 힘겨웠던 시간을 이겨냈다"라고 희망을 품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 순간 시상식장 멀티 스크린에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최순호 감독이 잡혔다. 이내 숙연해진 분위기가 이어졌고 김영후는 "이 나이(26세)에 신인왕을 타는 게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나를 신인왕으로 뽑아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감사함은 멈추지 않아 구단 직원들과 코칭스태프를 일일이 거명했다. 김영후의 감사 대상이었던 홍보팀 권민정 사원은 "내 이야기까지 할 줄 몰랐는데 그간의 고생이 다 녹는 것 같다"라고 감격해 했다.

물론 신인상을 타게 해준 최순호 감독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2005년 숭실대 재학시절 득점왕에 오르는 등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고도 프로팀의 외면을 받으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그에게 기회를 준 이가 최순호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시상식 후 최순호 감독에게 "왜 울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아니 뭐 그냥…"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최 감독은 "(김)영후의 수상소감을 들으니 좀 더 성숙해진 선수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감동이었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이 했다"라며 감수성이 발휘(?)됐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04년에도 내가 있던 팀에서 신인상을 탔었는데 이번에도 나왔네"라고 지난 기억을 되짚으며 웃었다. 2004년 최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 감독으로 준우승을 이끌며 문민귀가 신인왕에 오르는 것을 본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두 명의 신인왕을 만들어낸 최 감독은 내년 시즌 또 다른 보석을 다듬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영후가 다른 선수들(내셔널리그 선수들을 지칭)에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앞으로 이런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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