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좌완 유희관(23)이 구단 실무 담당자와 기분좋게 연봉협상을 마무리하며 한껏 웃었다.
사연은 이렇다. 2009 대졸 신인으로 두산에 입단한 유희관은 올해 초 두산의 일본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프로 경험을 시작했지만 당시만 해도 그는 구단 내부 조직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때문에 일본 전훈지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낯선 사람을 보고 "저 아저씨가 누구냐?"고 주변에 종종 묻곤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저씨'가 바로 선수들의 연봉 협상을 담당하는 구단 프런트 윤혁 차장(당시엔 과장)이었던 것. 윤 차장은 이후 그 사실을 전해듣고 유희관에게 "걱정말거라, 겨울되면 내가 누군지 잘 알게 될테니..."라고 엄포를 놨다.
이런 일을 겪은 유희관은 시즌 후 연봉협상에서 혹시 불이익(?)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밤잠을 설쳤고, 이 사실이 한 동안 두산 선수단에 회자되며 화젯거리가 됐다.
지난 26일밤 기자와 전화 연락이 닿은 유희관은 들뜬 목소리로 "연봉 협상 잘됐어요"라고 외쳤다. "얼마나 받게 됐느냐"고 물으니 "2천5백만원 됐어요"라고 쾌재를 부른다.
올 시즌 신인 유희관은 최저 연봉인 2천만원을 받았다. 주로 원포인트 릴리프로 출전해 시즌 성적은 16경기(13.1이닝) 등판에 평균자책점 4.05. 결코 만족스러운 성적이 아니었기에 유희관은 400만원 오르는 선에서 내년 연봉이 마무리될까봐 조마조마했다. 사실상 내년부터 선수 최저 연봉이 2천400만원으로 오르는 탓에 400만원 인상은 동결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진 턱이었을까. 최근 두산 프런트 인사에서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한 윤 차장은 유희관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먼저 "아저씨와 만나니 어떻느냐"고 껄껄 웃으면서 2천500만원을 제시했다. 물론 연봉고과표에 따른 객관적인 인상폭이다.
유희관은 "처음에 협상하러 갔는데, 먼저 '걱정말라, 불이익은 당연히 없다'고 얘기하시더라구요. 안심했죠"라며 "그래도 100만원 오른 셈이니 만족해요,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봉 걱정에 한동안 잠 못 이루던 유희관, 이제서야 긴긴 겨울밤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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