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호세 발베르디도 할인판매를 했다. 같은 구원투수인 박찬호(37)에게는 반갑지 않는 소식이다.

시장에 남은 투수 가운데 유일한 마무리 투수인 호세 발베르디가 2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년 계약에 합의한 것이다. 연봉 총액은 1천400만달러. 2012년에는 연봉 900만달러에 구단이 옵션 선택권을 갖기로 했다.
발베르디는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씁쓸한 뒷맛을 감출 수는 없다.
지난해 연봉 800만달러를 받은 발베르디는 4승2패25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지난해 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 발베르디에게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지난해 성적과 경력을 감안할 때 이는 곧 내년 연봉 1천00만달러 이상은 보장해주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었다.
대박을 꿈꾸던 발베르디는 이를 거절했다. 평균연봉 1천만달러 이상으로 적어도 3년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나서는 구단이 없었다. 그나마 페르난도 로드니를 LA 에인절스에게 내준 디트로이트가 마무리 투수를 찾고 있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결국 경쟁 상대가 없는 가운데 디트로이트는 오히려 지난해보다도 적은 바겐세일 가격으로 발베르디를 잡는 데 성공했다.
발베르디의 계약 내용은 아직 입단할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박찬호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 구원투수들의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또 한 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봉 250만달러를 받은 박찬호는 연봉조정신청을 받지 못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제시한 연봉 300만달러의 1년 계약을 거절했다.
하지만 최근 구원투수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몸값을 받지 못하고 낮은 연봉에 사인을 있다.
지난해 디트로이트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페르난도 로드니는 에인절스에 셋업맨으로 입단하며 2년에 1천100만달러의 계약을 했고 중간계투 요원 밥 하우리는 외려 지난해보다 낮은 연봉에 계약해야 했다.
특히 하우리의 계약은 1973년생에다 오른손 셋업맨이라는 점에서, 또 지난해 성적이나 연봉이 박찬호와 큰 차이가 없는 투수의 계약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하우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활약한 지난해 275만달러의 연봉을 받아 박찬호보다 많은 돈을 받았다.
2승6패 홀드 10개에 평균자책점 3.39. 3승3패 홀드 13개에 평균자채점 4.43을 기록한 박찬호와 큰 차이가 없는 성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연봉 225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보다 50만달러가 적은 액수. 백분율로 따지면 18%가 삭감된 액수다.
물론 박찬호는 지난해 디트로이트 셋업맨으로 활약한 브랜던 라얀이 휴스턴과 3년에 1천500만달러의 계약을 하고 부상으로 큰 활약을 하지 못한 J.J. 푸츠도 1년에 300만달러의 계약을 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구원투수 시장은 공급보다는 수요가 넘치고 있다. '셀러스 마켓'이 아닌 '바이어스 마켓'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제 2월 스프링트레이닝 캠프 개막까지는 1개월도 남지 않았다. 박찬호는 언제쯤 새 팀을 찾을지 관심을 모은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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