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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김영후는 역사 속으로...'실크(Silk)' 김영후가 뜬다


최순호 감독, 선수들 새 별명 짓기 시작...윤준하는 '두더지'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강원FC의 공격수 김영후(27)의 별명은 '괴물'이었다. 한 번 골을 넣기 시작하면 최소 해트트릭이었던 실업 축구 내셔널리그에서의 무서운 활약 때문이었다.

프로에 진출하기 전까지 그의 또다른 별명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공격수인 뤼트 반 니스텔로이(함부르크SV)의 이름을 붙인 '내셔널리그의 반 니스텔로이'였다. 같은 포지션인 반 니스텔로이의 플레이를 닮고 싶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붙게 된 별명이다.

그런 김영후에게 최순호 감독이 새로운 별명을 지어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괴물'이 좋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좀 더 부드럽게 완화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K리그의 반 니스텔로이'가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최 감독은 지난 2005년 말 울산 현대미포조선 시절 김영후를 처음 만났던 기억을 떠올렸다. 첫인상이 강해 프로레슬러 헐크처럼 보였다는 최 감독은 "경기에서 골을 넣고 거칠게 포효하는 것을 보니 헐크같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헐크'는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포르투갈리그 FC포르투의 공격수로 일본 J2리그 경험도 있는 울크의 별명이 헐크다. 중복될 수밖에 없어 헐크는 자동 폐기됐다.

고민하던 최 감독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실크(Silk)'를 김영후의 새 별명으로 확정했다. 고대 동, 서양의 교역 통로였던 '비단길(Silk Road)'에서 착안한 것이다.

중국 쿤밍 전지훈련에서 김영후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본 최 감독은 "김영후의 골 넣는 감각이나 동작이 비단결처럼 부드러워졌다. 실크가 괜찮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실크'라는 별명을 최 감독으로부터 선물 받은 김영후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 역시 대만족이었다. 김영후는 "'괴물'도 괜찮고 무게감이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 같아요"라며 "그러면 저 이제 '실크' 김영후인가요"라며 웃었다.

최 감독의 별명짓기는 김영후에만 그치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의 별명도 고심중인 가운데 김영후와 콤비를 이루는 윤준하는 '두더지'가 됐다. 공격을 시도하는 장면에서 두더지처럼 뭔가를 파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윤준하의 기존 별명은 '도민 루니'였다. 그러나 강원도 사랑에 푹 빠진 윤준하가 "'도민 루니' 하면 경상도인지 전라도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강원FC에서 뛰고 있으니 '강원도민 루니'로 해달라"고 강력하게 어필했다고 한다. 윤준하는 아직 '두더지'라는 별명을 전해듣지 못했다.

조이뉴스24 쿤밍(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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