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여왕' 김연아가 금빛 순항을 시작했다.
김연아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8.50점(기술 점수 44.70, 예술 점수 33.80)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한국 피겨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이라는 과제와 온 국민의 성원이라는 압박감 속에 나선 김연아지만 대부분의 연기항목에서 가산점을 받으며 '점프의 정석'임을 재확인했다.
5조 3번째(30명 중 23번째)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검은색 의상을 입고 연기에 나선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의 배경음악인 영화 '007' 메들리에 맞춰 본드걸로 변신했다.

첫 번째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해낸 김연아는 올 시즌 유독 문제가 됐던 트리플 플립 점프도 어렵지 않게 소화하며 테크니컬 페널의 롱에지 또는 어텐션 판정을 개입조차 못하게 만들었다.
뒤이은 레이벡 스핀, 스파이럴 시퀀스 등을 가볍게 성공한 김연아는 손짓 등 연결 동작을 우아하게 해낸 뒤 더블 악셀 점프도 시원하게 해냈다. 플라잉 싯스핀, 직선 스텝 시퀀스,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 등도 흔들림 없이 해내며 깔끔하게 연기를 마무리했다.
부담감을 던져버린 김연아는 본드걸의 총 쏘는 시늉을 한 뒤 한 손을 움켜쥐며 연기를 완벽하게 마쳤다.
김연아에 앞서 연기를 시도한 아사다 마오는 73.78점(기술 점수 41.50, 예술 점수 32.28)을 얻으며 2위로 나름 '선전'했다.
그동안 잦은 실수로 과욕이라고 지적됐던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를 깔끔하게 성공하며 논란을 잠재운 아사다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도 무난하게 한 뒤 레이백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 등을 나무랄 데 없이 이어갔다.
계속된 더블 악셀 점프도 한 치의 오차 없이 해낸 아사다는 플라잉 싯스핀과 직선 스텝, 체인징 풋 콤비네이션으로 구성된 마지막 연기도 이렇다 할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며 끝내 김연아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3위는 최근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슬픔에 잠겼던 조애니 로셰트(캐나다)가 차지했다. 71.36점(기술 점수 39.20점, 예술 점수 32.16점)을 얻은 로셰트는 연기를 마친 뒤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쏟아내 홈팬들로부터 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내심 일본이 아사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했던 안도 미키(64.76점)는 4위에 그쳤다. 미국의 기대주 레이첼 플렛은 64.64점으로 5위,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63.02점)가 7위로 김연아의 저격수들이 되기에는 한참이 모자랐다. 시상대에서 김연아의 옆에 서겠다고 시건방을 떨었던 미라이 나가수(미국) 역시 6위(63.76점)로 한참 못미쳤다.
김연아와 함께 출전한 후배 곽민정(16, 군포 수리고)은 당초 목표했던 24위 내 진입을 훌쩍 뛰어넘어 16위로 당당히 오는 26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2조 네번째(전체 9번째)로 나선 곽민정은 53.16점(기술 점수 31.40 , 예술 점수21.76)을 받으며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트리플 살코 착지에서 다소 불안했던 장면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연기를 마쳤다.
곽민정은 지난달 전주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생애 최고점인 53.68점을 넘지는 못했지만 시니어 데뷔 후 두 번째 국제대회에서 좋은 연기로 '포스트 김연아'가 될 자격을 확인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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