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김성근 감독은 절대로 1위를 양보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현 순위와 관련된 다른 팀들의 상황에 '만족'과 '아쉬움'을 숨기지 않고 표현할 정도다.
김성근 감독은 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뼈있는 말들을 던졌다. 슬쩍 흘린 말이지만, 현재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우선 김 감독은 KIA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어제 이발을 하러 들어갔을 때 3-1이던데(삼성 리드), 머리 깎고 나올 때 (5회초) 2사 만루가 됐다. (끝까지) 안보고 그냥 나왔는데 KIA가 이겼더라"며 "KIA가 오랜만에 정말 잘하더라"고 전날 KIA-삼성 경기 결과를 복기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 경기서 KIA는 5회초 터진 김상현의 역전만루포에 힘입어 삼성에게 7-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SK로서는 KIA 덕(?)에 2위 삼성과의 승차를 3게임으로 벌린 셈. 김 감독으로서는 기분 나쁠 리가 없다.
아울러 1일 두산의 '베스트 라인업'을 보고도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전광판에 새겨진 두산의 선발 라인업을 본 뒤 "김현수가 나오는 것이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으며 "(순위가 정해진) 두산은 이럴 때 살살 하지, 왜 베스트를 내느냐"고 농담을 던졌다.
2위 삼성의 맹렬한 추격과 관련해서도 한 마디 던졌다. 김 감독은 "우리가 +32개(SK는 현재 73승 41패를 기록 중이다)인데, 이 수치는 사실 어마어마한 것이다. 그런데 1위 자리를 왔다갔다할 정도"라고 총력전을 펼치고도 확실히 1위 자리를 못박지 못한 현 상황과 삼성의 상승세에 아쉬움 섞인 놀라움을 전했다.
모두 농담으로 툭툭 던진 말들이지만, 그 속에는 끝까지 선두를 지키고 싶다는 노(老) 감독의 속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현재 김성근 감독의 마음 속에는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밖에 없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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