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진의 사이트리뷰] 안티 바르도닷CUM의 이유있는 '안티'


 

‘이유 있는 안티는 아름답다. 안티 바르도닷CUM에는 이유가 있다. 고로 안티 바르도닷CUM(bardotcum.wo.to/)은 아름답다.’

오늘은 사이트리뷰에서 안티를 좀 걸어보려고 한다. 주인공은 안티 바르도닷CUM. ‘개고기 논쟁’으로 유명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안티 사이트이다.

한 나라의 네티즌 수준은 그 나라의 안티사이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안티에 대한 이해 정도와 딴죽에 대한 이해 정도가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티즌들의 동향을 보면 이렇다. 11월 말 경 월드컵 조 추첨을 앞두고는 조 초첨자 명단을 두고 뜨거운 논쟁과 리풀들이 이어졌다. 그러던 것이 FIFA와 브리지트 바르도(프랑스 여배우)의 개고기 망언(?)으로 말미암아 안티사이트를 배출해 냈다. 그리고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에서 불매운동 확산 조짐으로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 19일에는 사이버 시위로까지 비화될 전망이라고 한다. 따지고 보면 모두 월드컵에 대한 우리 네티즌들의 염원과 자긍심의 발로다.

◆ 이유 있는 안티

안티의 정점에는 안티사이트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이유 있는 안티에서는 사이트가 필수다. 네티즌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에서 맛볼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만끽한다. 이제껏 안티사이트에서 표현의 자유라 해봐야 얼마 전 칼럼니스트 한상복 씨가 말한 ‘다구리’ 수준 정도였다. 하지만 이유 있는 안티에서의 ‘다구리’ 수준은 오히려 약방의 감초 격이다.

일각에서는 비판을 위한 비판을 경계하고 안티문화가 바로 정착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들을 높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안티문화에 대한 다음과 같은 잣대를 제시한다.

첫째, 비판의 대상에 대해 근본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둘째,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셋째, 비판의 핵심을 한정시켜 보다 정교화해야 한다.

넷째, 대안의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는 안티에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네이버에서 10 여 분만에 완성되었다던 ‘안티 바르도닷CUM’은 과연 이러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 안티 바르도닷CUM

사이트는 우선 성격이 wo.to이며, 개인 사이트라 치더라도 좀 어설프다 싶을 정도다. 게시판과 사이트링크, 메일이 고작이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고 있는 게시판 행렬은 뜨겁다. 현재까지 안티사이트의 성격은 크게 세 가지 였다.

첫째, 기업이나 기관에 의한 피해, 제품에 대한 불만사항 신고와 불매운동을 벌이는 사이트.둘째, 연예인, 정치인, 운동선수 등 특정 인물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는 사이트.

셋째, 특정 이슈에 대해서 반대운동을 벌인 뒤 사라지는 사이트.

안티 바르도닷CUM의 경우는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다. 즉 대상은 브리지트 바르도, 이슈는 개고기.

어차피 안티의 대상은 브리지트 바르도지만 그 속내에는 서양인의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또한 존재한다. 일전에는 손석희 씨가 ‘시선집중’이란 생방송에서 대화를 시도했다가 무시당하자 네티즌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급기야 손석희 팬 클럽까지 등장했다. 다음카페, imbc도 이미 시끄럽다.

네티즌들이 분노하는 것은 개고기 식용금지가 아니다. 문화 상대주의 조차 모르는 늙은 배우의 오만함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나 역지사지의 마음은 필요가 없다.

이미 모 국회의원이 2년 전 브리지트 바르도에게 공개 서한을 보낸 적 있었다. 그 내용 또한 논리적이고 차분했다. 딴지의 대명사 딴지일보도 이미 1년 전에 브리지트 바르도의 오만함을 꼬집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렇듯 비판의 핵심은 이미 사이트 외부에서 정교화되어 있으며 사이트는 이를 링크연결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게끔 해 놓았다.

그렇다고 이 사이트가 대안 없는 비판만을 일삼는 사이트였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안티라고 해서 그 안티에 대한 대안을 꼭 제시해야 한다라는 법은 없다. 왜냐하면 안티란 그 자체 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 문제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사견이고 기우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이트 역시 특정 이슈에 대해 반대운동을 벌인 뒤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단발성 안티사이트는 아닌지 하는 점이다. 월드컵 시작되면 들어가 지지도 않고 페이지 조차 찾을 수도 없이 사라지는 그런 사이트 말이다. 안티사이트의 핵심은 어쩌면 생명력인데…

수많은 안티사이트들 중 유독 ‘안티 바르도닷CUM’에 필자가 지나친 감정으로 사이트를 부풀리거나 과대 포장을 하고있다고 판단 되신다면 글 말미에 리풀을 달아주길 바란다. 그렇지 않고 필자의 말에 조금이나마 공감을 하신다면 안티 바르도닷CUM을 한번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

인터넷 업계가 죽어간다고 해도 네티즌들의 비판정신이 죽어서는 안되며 단명해서도 안 된다. 필자가 보기에 안티 바르도닷CUM은 문화 우월주의에 대한 안티사이트로 성장하기에 이미 조건이 충분해 보인다.

/김교진 웹애널리스트 kgj1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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