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창사 20주년 대하드라마 '자이언트'를 이끌고 있는 유인식 감독을 일산의 한 야외촬영장에서 만났다. 촬영장에서 그의 별명은 '부드러운 카리스마'.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강력한 카리스마로 촬영장의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이끌며 시청률 30%의 고지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유인식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드라마의 성공은 모두 시청자들의 덕"
김희애-배종옥이 열연하며 수 많은 어록을 남긴 김수현 작가의 '내 남자의 여자' 이후 죽어있던 SBS 월화드라마를 살린 것이 바로 '자이언트'다. 때문에 '자이언트'의 성공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법하다.
유인식 감독은 드라마의 성공을 모두 시청자의 공으로 돌렸다. 유인식 감독은 "MBC '동이'를 만나서 초반에는 시청률로 고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초반부터 충성도 높은 두 자릿수 시청률을 지켜왔다"며 '자이언트'를 지켜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월드컵으로 인한 결방 이후에도 변함없었던 시청률은 큰 힘이 되었다고. 유인식 감독은 "20% 이후는 하늘이 주신 시청률이라고 생각한다"며 겸허한 속내를 내비쳤다.
드라마 초반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신화를 그린다'는 악성 루머에 시달렸을 때에도 드라마를 지켜준 것은 시청자들이었다고. 제작진들이 대응을 하지 않았을 때에도 나서서 맞대응해준 것은 '자이언트'의 시청자들이었다는 설명이다.
'사극 달인' 이병훈 감독의 대작 '동이'를 만나 알토란 같은 20%대의 시청률을 올린 것이 의미있다고 유인식 감독은 밝게 웃었다. 연기자들이 평가하는 '덕장'다운 리더의 모습이었다.
◆"시대의 큰 흐름 속에 놓인 인물들을 봐 주셨으면"
'자이언트'의 현장은 시청률 상승세 속에 화기애애한 촬영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현장의 한 스태프는 "불협화음이 없고 늘 화기애애하다"고 훈훈한 촬영분위기를 설명했다. 모두 '부드러운 카리스마' 유인식 감독의 덕분이라는 것.
유인식 감독이 생각하는 '자이언트'에 대한 가장 큰 칭찬은 무엇일까. 유인식 감독은 "드라마가 흥미진진하다는 칭찬이 제일 좋다. 드라마가 언제 시작한지도 모르게 금방 끝났다는 말이 가장 듣기가 좋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재밌다는 기본적이고도 솔직한 평가가 가장 행복한 칭찬이라고.
유인식 감독이 '자이언트'를 연출하면서 가장 크게 신경 쓰는 것은 바로 '리얼리티'다. 얼마나 그 시대를 잘 표현하는가에 관한 리얼리티가 아니라 배우들의 '감정적 리얼리티'라는 것. 유인식 감독은 "허공에 뜬 이야기가 될수록 배우들이 몰입할 수 없다"며 "배우들이 자기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리얼리티에 신경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인식 감독에게 '자이언트'의 성공 요인에 대해 물어봤다.
유인식 감독은 "일단 내용이 재밌다"고 운을 뗐다. 잠깐 생각에 잠긴 유인식 감독은 "'자이언트'는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해 행복해지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님들이 극화 과정을 거쳐 선 굵은 대본을 훌륭하게 구성해 주셨고, 배우들의 호연도 뛰어났다. 아역부터 빠지는 사람이 없었다"며 성공요인을 배우진들과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유인식 감독은 '자이언트' 시청자들에게 "사건들만 놓고 보는 것 보다 큰 흐름 속에서 인물들이 합쳐져서 그리는 큰 그림을 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지금처럼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인터뷰를 끝내고 잰걸음으로 카메라 앞에 다시 앉는 '작은 거인' 유인식 감독.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60부작 '자이언트'를 이끄는 조용한 힘이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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