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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대전의 상징 '8번' 단 이현웅,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난다


최근 몇 년간 수원 삼성은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의 주인공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올해는 성남 일화에서 이적해온 최성국이 10번과 함께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부여받았다.

대전 시티즌도 비슷하다. 특히 대전의 '8번'은 부담의 상징이다. 스타 없는 대전을 이끌며 홀로 빛나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대전 팬들도 유독 '8번'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대전에서 8번을 달았던 이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1997년 신인왕에 올랐던 신진원 코치를 비롯해 '시리우스'라는 별명으로 대변되는 이관우(현 수원 삼성)와 2007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주역 '데빡이' 데닐손 등이 8번 클럽이다.

데닐손이 대전을 떠난 이후 8번은 죽음의 번호에 가까웠다. 주인공들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타 없는 대전은 8번으로 배번 마케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제자리를 찾지 못해 늘 계획에만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한 가닥 희망을 찾았다. 드래프트 1순위로 뽑은 미드필더 이현웅이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에 입단한 이현웅은 신인으로선 눈에 띄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28경기를 소화했다. 2골 1도움은 덤이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1순위 지명선수다운 면모는 보여줬다. 왕선재 감독도 이현웅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도와주면 크게 될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현웅은 패스가 일품이다. 동료의 움직임을 이용해 빠른 패스로 상대의 공간을 파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연세대 재학 시절 대학 무대에서는 이현웅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지난해 동료들이 조금만 효율적으로 움직여 그의 패스를 받았다면 13위라는 성적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중국 광저우 전지훈련에도 조금 늦게 참가했던 이현웅은 현재 진행 중인 남해 마무리 전지훈련에서는 몸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며 왕선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년 사이 꽃미남이었던 이현웅은 거친 남자로 변신했다. 부드러웠던 턱선도 날카로워졌고 피부도 다소 거칠어졌다. 아마 시절 우승 등 상위권에서 놀았던(?) 과거를 뒤로하고 성적이 바닥권인 팀에서 한 시즌을 보낸 데 따른 변화다.

이현웅은 "유소년부터 대학 때까지는 거의 이기는 버릇이 들어 있었다. 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어느 해는 1년에 다섯 번만 패한 일도 있었다"라며 5승7무16패의 지난해 대전 성적이 승승장구했던 그의 축구 인생에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올 시즌 이현웅은 입단 1년 선배 김성준과 고군분투하며 대전의 중원을 사수해야 한다. 지난해 고창현이 울산 현대로 떠났고 올 시즌 함께 호흡할 것으로 예상됐던 권집은 재계약을 하지 않고 해외 진출을 모색중이라 더욱 아쉽다.

그래도 젊은 팀으로의 변신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 이현웅은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경험을 했고 팀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도 생겼다"라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대전을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8번'의 무게감은 훌훌 털어버리겠다는 것이 이현웅의 다짐이다. 그는 "장훈고 시절부터 8번을 달았다. 과거 특정 선수가 잘했던 대전의 8번에 맞춰진 기억 못지않게 '이현웅의 8번'으로 팬들에게 인식시키고 싶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패스가 강한 이현웅의 존재감을 언제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그는 강팀을 상대로 한 승리를 꼽았다. 특히 그는 "수원,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등에 이기고 싶다. 수원이나 포항은 우리에게 징크스도 있는데 절대 깨지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 팀들의 화려한 전력 보강을 의식한 듯 "축구는 멤버로(선수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겠다"라며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올 시즌 팀을 10위권 안에 들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인 이현웅은 "6강 플레이오프까지 노릴 수 있는 성적을 내고 싶다. 생각보다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다듬어지면 대전은 좋은 팀이 될 것이다"라며 조용한 돌풍을 예고했다.

조이뉴스24 /남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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