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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스마트TV를 이야기할 때 생각해 봐야 할 것들


1) 교체 주기 

TV는 대개 8년쯤의 교체주기를 가진다고 한다. 2년마다 바꾸는 스마트폰과는 다르다는 것. 

LCD, LED 심지어 3D가 시장에 나와도, 여전히 브라운관 TV는 많이 남아 있다.  TV 제조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시작하면 모를까, 이렇게 파편처럼 흩어진 TV에 올릴 앱을 만들고 있기는 어렵다. 

즉, 현재 상태에서 TV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태계가 탄생하기는 어려운 조건. 

 한데, 2년마다 바꾸는 스마트폰의 값이 90만원대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값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점에서는 라이프 스타일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할 것처럼 보인다. TV가 스마트폰보다 더 싸도 2년마다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 호환성

스마트TV에서 흔히 간과하는 것이 호환성이다. TV업체들이 여전히 가전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 

올해 나온 S사, L사의 스마트TV에 올라가 있는 앱들의 상당수가 지난해 나온 물건에서는 돌아가지 않는다. 역도 마찬가지. 그러니까 해마다 서로 잘 '호환이 안되는' 스마트TV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뜻인가 하면, 현재 가전업체들이 내놓는 '스마트TV'로는 애플과 같은 형태의 에코시스템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는 것. 아이팟과 아이폰3와 아이폰4가,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서로 호환이 안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3) 셋톱박스

케이블TV와 IPTV 셋톱박스도 사정이 마찬가지. 

하나의 케이블방송사도 몇개의 공급처로부터 다양한 셋톱을 공급받고 있는데, 이들간의 호환은 설계할 때부터 고려되지 않았다. 

방송사와 방송사간의 셋톱이 모두 다른 기종일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방송사 수 X n개의 서로 다른 셋톱이 존재한다. 전세계에 걸쳐서 그렇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호환이 안된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4) 라이프스타일

아내와 딸이 '최고의 사랑'을 보고 있는데, "여보 나 이메일 좀 씁시다" 할 간 큰 남자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나는 솔직히 사람들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거기에서 메일을 쓰거나, 문서를 보게 될 것 같진 않다.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 수는 없겠다는 것외에도, 이런 사용자 시나리오가 잘못된 것은, 마치 이 세상에는 TV외에 다른 어떤 미디어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상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용자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가방에는 태블릿이, 서재에는 데스크톱이 있다. 그걸 다 놔두고, '감히' 독고진을 건드리다니...맞아도 싸지. 

5) 그래서

현재까지로는 잡스의 애플TV + 에어플레이 접근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TV는 대형 모니터라는 것. 교체주기가 너무 길어 이 기계 자체가 스마트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

다른 많은 기기들이 이미 사람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들이, 구글과 가전업체들의 '스마트한' 접근들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TV를 포함해 지금 나타나고 있는 '스마트TV'들은 이런 까닭에, 너무 스마트해서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저 이미 집안에 존재하는 대형 모니터로 받아들여보면 어떨까? 

그 모니터를 잘 활용할 스마트한 기기들은 이미 사용자들의 손에, 가방에, 서재에, 집안 곳곳에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박태웅 KTH 부사장 @park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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